마음을 먼저 보여주었다고 지는 것이 아니야
마음을 끝까지 숨겼다고 이기는 것도 아니지. 먼저 말을 했다고 이긴 것이 아니며, 끝까지 말을 못 했다고 진 것도 아니다. 그 누구의 승패를 가려내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세상이 일등과 일인자를 만들어냈을 뿐이다. 우리는 이른바 '아름다운 경쟁'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앞서거나 뒤처지는 것으로부터 발생하는 가치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애써 참는 것이 능사라고 화병을 달고 사는 사람은 말이다. 내가 화가 난 이유를 알면서도 그다음에 자신이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에 젬병이 따로 없다. 그리고 자신의 문제를 타인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도망치려 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평범한 경험도 하고, 또 기상천외한 경험을 하기 마련이다. 이를 더러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바로 스스로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개인적으로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매사 모든 것에는 '시작'이라 불리는 현상이 발생했고, 언제나처럼 '진행'과 '결과'가 그림자처럼 따라왔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과정에는 나라는 존재가 반드시 있다. 나는 내가 기뻐할 자격, 또는 상처받을 자격마저 선택할 권리가 있었다.
마음에 쌓인 응어리, 오늘만큼은 몽땅 털어버리고 다시 깨어나라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서비스직 종사자, 그들은 몸보다 마음이 괴로운 사람들이다. 생면부지 사람에게 난데없이 욕설을 듣거나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맞대응할 수 없는 자신의 위치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고 만다. 이처럼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짐작하기도 쉽지가 않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는 사람들을 위해 보관 스님은 '울화통 캠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스님은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가지만, 마음이 아프면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해 울화통 캠프를 시작했다."고 말문을 여셨다. 이 책은 울화통 캠프를 찾아온 사람들의 사연과 이에 대한 보관 스님의 말씀이 주요 내용이다. 저마다 사연도 제각각, 살아가는 모습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삶은 찰나의 연속일 뿐입니다.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도 없고 나에게만 일어날 리 없는 일도 없습니다. 봄에는 푸르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가을에는 깊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사세요. 순리대로 사는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평화롭습니다.」본문 중에서
말씀해주세요. 나에게도 복원력이 있겠지요
그 언젠가 회복력이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갑자기 큰 부상을 당해도 손바닥을 탁탁 털고 거뜬히 일어날 수 있는 의지와 정신력을 지니고 싶었다. 또 그렇게 되고자 열심히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는 중이다. 혹,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어도 애써 내색하지 않는 대범함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힘들어도 괜찮다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울화통 캠프>를 읽으면서 아니나다를까, 이런 생각이 나를 툭 치고 달아났다. '그냥 순리대로 살아.' 책에서 보관 스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마음이 기쁜 사람은 하루가 짧고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하루가 깁니다.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1분 1초를 소모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마음이 기쁜 사람은 1분 1초를 아끼기 위해 노력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하루를 살고 있습니까?」본문 중에서
당신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마음은 기쁨과 슬픔을 반복해서 느끼고 있다. 어떤 장면을 떠올리면 기쁜 것이고, 어떤 장면은 나에게 암흑같은 시련을 던져줄 뿐이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마음의 상태'가 결정된다는 것이, 발견이라면 발견이다. <울화통 캠프>는 "그냥 가만히 내려놓으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기 전에 무척이나 기뻤거나 화가 났던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다시 생각해보자. '내가 기뻐할 자격, 내가 화를 낼 자격은 누가 준 것인가?' 당신을 지배하는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것은 바로 당신의 마음이요, 당신 자신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본질이 아니었던가. 그 누구도 나와 당신을 휘어잡지 못 한다. 오직 내가, 당신이 할 수 있을 뿐이다. 마음이 심란하여 잠 못 이루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넌지시 권해주고 싶다. 오늘만큼은 마음 속 응어리를 몽땅 털어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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