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에 충실하되 감정적으로 인색한 사람은 되지 마라
적어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니, 당신을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나를 받았다고 똑같이 하나를 돌려준다면, 그것은 서로 거래를 하고 있을 뿐- 절대로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니다. 만약 내가 이성보다 본능이 먼저 자극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미 나의 마음에 들어온 것과 같다. 그러나 내가 본능을 억제하여 이성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상황은 또 다른 모습으로 펼쳐질 것이다. 남자든 여자든 저마다 '남자는 이렇다', 또는 '여자는 이렇다'와 같은 논리로 상대방을 평가하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남자는 돈과 명예 그리고 자존심이 밥 먹여주고, 여자는 오직 미모가 전부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그야말로 외적인 요소를 중요시하는 극히 일부의 발언일 뿐, 어느 누구도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남녀가 서로 사랑하기로 약속하기까지의 과정에 이러한 요소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면- 이 세상에는 그 누구도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없으리라.
어제는 사랑했는데, 오늘은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이 땅의 수많은 연인들에게 촌철살인 같은 입바른 소리로 유명한 사람이 있다. 나는 처음 이 사람을 TV에서 보았을 때, '저 사람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일까'라는 생각부터 했었다. 가만히 들어보니, 죄다 옳은 말을 하고 있음에도 '날카롭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았다. 조금 건조한 어감으로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그가 차츰 매스컴에 등장하는 횟수가 늘어났고, 어느 프로그램에 고절 패널로 등장하면서부터 나는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차마 할 수 없었던 말이었는데, 그는 말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직설적으로 뱉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그가 <러브토크>라는 책을 냈다니, 여기서는 또 무슨 말을 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그가 《조선일보》에 꾸준히 연재했던 '연애칼럼'을 정리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출판사로부터 지난 몇 년 간 써댄 칼럼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이젠 마무리 지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널려 있던 상념과 미망들을 하나의 단지에 모아 넣고 깔끔히 봉인하자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러브토크》란 문패를 달고 책이란 외피에 싸인 글들은 바로 그런 결심(?)의 소산이다. 마무리를 위해 다시 한 번 지난 몇 년의 기록들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그리곤 울음을 터트릴 뻔했다. 누군가에겐 몹쓸 짓을 했고, 또 누군가로부턴 지옥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다 지나간 일일 뿐이다. 열심히 사랑했고, 열심히 살았다. 그것으로 모든 것들을 다 덮고 싶다.」프롤로그 중에서
특별히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저 조화를 이루면서 사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러브토크>를 읽으면서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구나, 싶었다. 사랑을 전제로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 그들은 착각과 변명을 가장한 '제2의 사랑'을 위안으로 삼고 살아가는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툭툭 불거지는 오해와 진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인정과 화해 그리고 '진실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완벽한 사람을 찾으려고, 만들려고 애쓰지 말자는 것이다. 또 그렇게 완벽해지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그저 지금 모습 그대로 살아가면 될 것이다. 때로 선의의 거짓이 필요할지라도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상대를 위해서 모든 걸 바쳤다고 말하는 사람은 대게 자기 자신마저 포기해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누군가를 사랑하되, 나보다는 조금 덜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그 누구를 만날지라도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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