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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당신의 인생을 돌아보라. 지금 잘 살고 있는가?

글쓰는서령 2011. 11. 24. 19:46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저자
오츠 슈이치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1-07-0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인생을 재점검하게 하는 스물다섯가지 후회『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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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선과 덕을 갖추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질주한다면 그것은 빛을 잃는다. 만약 평소에 타인에게 못된 짓을 일삼았다면 마음을 바꾸어라. 친절을 모르고 지냈다면 지금부터라도 친절을 의식하며 사람들에게 부드럽게 다가가라. 선행과 친절을 베풀지 않으면 장담하건대 당신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인생에서 백전백승을 외쳐도 죽음 앞에서는 무릎을 꿇는 게 인간이다.」- 본문 중에서

 

우리의 삶은 과거의 쓰라린 통증을 통해서 성숙하게 여물어간다.

예전에는 표면이 깨끗하고 모양새가 반듯한 것을 선호했다. 누군가에 의해 잘 다듬어진 것들… 상품이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조건을 골고루 지닌 것들… 그것은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에 진열된 상품을 고르는 안목과 같은 것이었다. 어쩌면 사람이 사는 것도 그와 비슷한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삶의 마지막에 다다를 무렵이면 누구나 후회를 한다. 제아무리 양심적으로 살아왔다고 한들, 어찌 후회 없는 삶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랴. 때로 자신조차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비도덕적인 언행이 반드시 있을 것인데, 좋은 것만 보았다고 제 삶도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일 것이다. 그렇다고 더럽고 추악한 것만 보고 자랐다고 그 삶이 비참할 수는 없다.

 

우리가 선호하는 아름다움 속이야말로 세상의 온갖 찌든 때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며, 비록 겉으로 보이는 상태가 남루할지라도 그 안에는 영롱한 진주 같은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 상반되는 입장을 나열하면서 인간의 삶을 논한다는 것이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진정 달라져야 할 시기임을 말하고 싶다. 나는 못생긴 과일이 지닌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듬성듬성 상처가 난 야생의 과실… 잘 다듬어진 과일만이 최상급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우리의 삶이 조금씩 여물어지는 열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일정한 틀 속에 갇혀서 더 이상 자발적으로 성장할 수 없는 열매이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결실을 맺고 대형마트로 팔려나가는 삶은 행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쩌면 부귀영화를 꿈꾸는 자에게 어울릴 법한 충고와도 같은 것인데, 만인이 추구하는 행복은 결코 개인의 행복으로 쉽사리 돌아오지 않음을… 그래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스스로 추구하는 행복을 찾아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도록…

 

 

 

 

「바로 지금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자. 하고 싶은 일은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 시간은 영원히 남아 있지 않다. 괜찮다고, 이 정도면 참을만 하다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참고 인내하는 삶을 살다가 마지막에 가슴을 치며 후회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 되지 않길 바란다.」- 본문 중에서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우리는 항상 아쉬움에 목 마른 처지에 놓여 있으니… 완벽을 추구하는 자도 영원히 완벽해질 수 없음에 끊임없이 완벽을 갈망하는 것일 테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는 책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사실 우리의 삶을 말하자면, 정형화된 표본도 없거니와 더불어 누구 하나 특별하지 않은 삶을 사는 이가 없으니, 어찌 후회하는 것이 스물다섯 밖에 안되리오. 이 책의 저자는 호스피스 전문의로서 그동안 천 여명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깨달은 바가 많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우리의 삶을 조금씩 여물어지는 열매에 비유한 것은… 인간은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결실을 맺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스물 다섯 명의 말기 환자가 후회한 것은 평범한 삶의 일부분이었다. 무언가 특별한 것을 향해 미련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 것, 꿈을 품고 그것을 이루고자 노력하지 못한 점, 죽도록 일만 했던 것, 살아온 증거를 하나도 남기지 못한 점, 결혼을 하지 못했던, 담배를 일찍 끊지 못한 것까지 그저 무난하게 오늘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사소함에 불과한 삶의 조각을 회상하고 있었다. 죽기 직전에 떠오른 아쉬움이 고작 이것이었단 말인가? 무난함에 길들여진 우리의 삶… 그 끝자락에 이르면 휘황찬란했던 전성기는 고사하고 미처 이루지 못했던 소박한 꿈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톨스토이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떠올리게 되었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책의 주제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도 발견했다. 물론, 책에 등장하는 스물 다섯 명이 남긴 말이 정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살아온 환경 속에서 몸소 깨달은 바에 대하여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정답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인간의 생과 사, 우리는 그 긴 여정을 걸어오면서 아주 특별한 생애 최고의 선물을 꿈꾸지만, 정작 그 특별한 선물은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 이루고자 하는 꿈을 생생하게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지금 살아있다는 자체가 바로 생애 가장 큰 기쁨이자, 축복이라는 점… 그래서 우리는 항상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으로 글을 마치고 싶다. 적어도 내 삶의 끝자락에서 행복한 후회를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