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낯선 곳에서의 아침>

글쓰는서령 2011. 11. 23. 20:55

 


낯선 곳에서의 아침

저자
구본형 지음
출판사
생각의나무 | 1999-05-31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처세 지침서. 변화란 무엇인가, 변화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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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고 싶은 고갱이 은행원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야 했던 것은 현실적인 불행이다. 불행은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쓸 수 없는 현실로부터 온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이 곧 놀이이다.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없다. 일과 놀이가 같아질 때, 우리는 그 일을 아주 잘 할 수 있다. 이때 비로소 자신의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여기에 쏟아부을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사람이 자신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인간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미리 알려준다면, 그러나 그것을 수정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알려주는 것이라면…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라고 그저 순순히 따를 수 있을까. 인간의 삶에 한계를 그어버린다면 나는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 제 삶에 도전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이 정녕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대다수 사람은 급격한 변화에 몸서리를 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소문난 점집을 찾아가 온갖 근심걱정을 털어놓고 대책을 묻는다. 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앞으로 뭘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내년에 결혼할 수 있나요. 무속인도 인간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미래를 예측하게끔 한다는 것은 무언가 모순이 아닌가 싶다. 정작 자신은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필사적으로 매달릴 기둥만 찾는 것이다. 인간이 행복과 불행을 두고 자신과의 거리감을 조절한다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다. 행복은 되도록 가까이 올 것이며, 불행은 단단한 방어벽을 설치해서 차단하겠다는 건가? 나는 생존력이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 어떤 변화가 들이닥쳐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사람으로 말이다. 때로 누군가에게 절실히 매달리거나 의지할 수도 있을 것이나, 그 정도가 지나치면 안 되리라.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변화로 말미암아 눈부신 아침이 참혹한 어둠처럼 느껴진다면, 그건 그 변화 때문이 아니요, 바로 우리 자신의 마음가짐이 문제인 것이다.

 

 

 

 

「인생이 무엇을 이루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저 사는 것이다. 하나의 길을 선택하면, 다른 길을 가 보지 못하는 여정으로 남는다. 한 길을 가며, 다른 길의 모습을 그리워하지 않길 바란다. 그래서 선택은 다른 것을 버리는 것이다. 여행은 어디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기차 안이고, 거리며, 만난 사람들이며, 골목안의 주점이며, 산이며 바다이다. 선택한 여정을 따라 보고 느끼며 그때 그 장소의 숨결이 되어 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할 수는 없지만 몇 사람이라도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낯선 곳에서의 아침>은 익숙함으로부터 변질과 도태의 과정을 거치는 인간의 껍데기를 들추어낸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살게 되는 사람과 세상의 모순도 지적하고 나선다. 무엇이 인간을 힘들게 하는지, 무엇이 인간을 쥐고 흔드는지에 대하여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기업혁신 현장에서 몸소 깨달은 실천적 이론과 풍부한 인문적 교양을 바탕으로 한 구본형식 자기 혁명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자기 혁명을 이룬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내공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스스로 혁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기다운 삶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체가 되었으되, 그 삶을 자발적으로 이끌어나갈 추진력도 지녀야 할 것이다. 또한, 자신의 잠재된 욕망을 과감히 표출시켜서 목표에 도달하는 원동력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유동성을 지님과 동시에 인간의 내·외적인 영역에 골고루 분산되기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행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우리의 삶을 하나의 과녁으로 생각하고 매 순간 명중에 도달하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과녁의 중심부를 삶의 핵심으로 여기면서 살아간다. 흔히 촉각을 곤두세운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수없이 뭉개지고 깨짐을 반복하는 화살촉과 같은 나의 정신력을 단단히 휘어잡기 위해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다운 삶의 주체는 곧 스스로 추구하는 삶의 목표를 명확히 가려낼 줄 아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며, 구본형의 <낯선 곳에서의 아침>은 바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자가 진정한 자기혁명을 이루는 자가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역사 속 인물을 통해 배우는 개혁과 혁명, 낯섦을 두려워하는 우리의 의식을 바로 잡으며, 자기혁명을 위한 실천적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결국 인간의 삶은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자유롭게 종속될 수 있는 것임을 당당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