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책은 죽었다>

글쓰는서령 2011. 9. 11. 18:16

 


책은 죽었다

저자
셔먼 영 지음
출판사
눈과마음 | 2008-11-2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책을 죽인 자, 누구인가! 어느 열정적인 책 애호가의 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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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그저 2백여 장의 종이에 잉크로 인쇄된 글자와 매력적인 표지가 전부인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책은 사상과 문화적 관습 그리고 산업 과정까지 결합된 존재이다. 모든 책은 분명 비슷한 물질적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각각 존재하는 이유와 토양이 되는 문화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책이 죽었다>는 어느 열정적인 책 애호가의 현대 '책 문화'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다. 왜 저자는 책이 죽었다고 말하는 것일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인간의 읽기능력은 급속도로 저하되기 시작했다. 눈으로 문자를 읽되, 머리로 깊이 있게 읽지 않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그에 반해 인간의 시각에 초점을 둔 영상매체는 이제 3D영상까지 제공하면서 인간의 모든 감각을 통제해버렸다. 일찍이 우리 선조가 행했던 학습법은 읽기와 말하기, 쓰기의 조화였다. 부지런히 읽고 쓰기를 반복하면서 공부를 했던 것이다. 억지로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꾸준히 익혀 온 독서습관은 자연스럽게 학습에도 좋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책은 애석하게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씁쓸한 이야기만 연거푸 늘어놓는다. 책이 사라지고 있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간도서는 다 무엇인가? 출판업계가 처한 실태를 논하면서 문학적 가치는 둘째로 밀려나고 실용성과 경제성이 높은 일회적인 책을 골라서 출간하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현대인의 바쁜 일정까지 배려해서 최대한 간략하면서도 빨리 읽을 수 있는 책, 수많은 책 꾸러미속에 파묻혀 있어도 지나가는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십거리로 가득 책을 출간하기에 바쁜 출판업계… 이에 맞장구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책 읽을 시간이 없다.", "그 많은 내용을 언제 다 읽냐." 그래도 책 애호가들은 책 다운 책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진정 독자다운 독자가 과연 존재하였는지가 궁금하기도 하다. 저자가 말하기를 이제 책 읽는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에 자신의 책을 위해서 열심히 글만 쓰는 사람은 늘어났다고 한다. 언젠가는 전자매체가 인쇄술을 꿀꺽 삼켜버리는 세상이 올 것이다. 그 험난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책은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인가?

 

「전 세계 어디나 할 것 없이 책을 인쇄하고 제본하고 저장하는 방식이 시대착오적이다. 책 문화를 지속시키는 데 써야 할 시간과 자원이 책이라는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전부 낭비되고 있으니 말이다. 책의 본질인 사상을 갈고닦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만들 나무만 정성 들여 가꾸는 꼴이다. '인쇄 책'을 찍어내는 일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책을 쓰고 출판하는 본래의 의미는 안중에도 없다. 이처럼 현대 출판산업의 문제는 변하고 있는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변하고 있는 물건에서 비롯됐다.」- 본문 중에서 

 

 

 

 

시중에 출간되는 책의 옳고 그름을 따진다는 것은 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염려되는 것은 출판산업이 지녀야 할 본래 목적을 영원히 상실할 경우다. 솔직히 말해서 이제 책 내용 자체가 진부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내용이 비슷해도 저자가 다르기 때문에 진부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자칫 출판산업의 한계가 되는 것은 아닌가싶기도 하며, 그만큼 책 자체가 독자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인터넷의 발달은 확실히 종이책, 신문의 영역을 빠르게 침범하고 있다. 웹툰이 생겨나면서 만화책도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고,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간행물도 예전같지 않다. <책이 죽었다>의 저자는 책과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설령 책이 사라져도 우리의 읽기는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진정한 읽기는 책이 존재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책을 보고, 만지고, 향을 맡으며 책장 넘기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계기로 책 문화에 작은 불씨라도 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나 또한 같은 마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힌 문제점이 하나 둘씩 등장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 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나는 책이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나처럼 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될 책이다.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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