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북극곰은 걷고싶다>

글쓰는서령 2011. 8. 30. 14:20

 


북극곰은 걷고싶다

저자
남종영 지음
출판사
출판사 | 2009-09-07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사라져가는 것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 북극에서 남극까지, 지구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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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변화는 카리부들에게 다음과 같이 작용한다. 요즈음은 예년보다 봄이 일찍 찾아온다. 북극에서 봄이 길어지는 것은 생물들에게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다. 날씨가 따뜻한 데다가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눈이 자주 내리고 땅에 쌓인 눈은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한다. 카리부들은 이 식물들을 먹고살아야 하는데, 식물들이 자주 결빙됨에 따라 먹이 섭취의 조건이 악화되어갈 뿐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북극에서 남극까지 여행의 기록이자, 지구 온난화에 대한 학습의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북극에 매료된 이후 2001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북극권을 여행했고 캐나다 처칠에서 북극곰을 만나면서부터 지구 온난화 현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캐나다 허드슨 만, 알래스카 아크틱빌리지, 알래스카 배로, 알래스카 카크도비크, 남태평양 투발루, 남극 킹조지 섬, 강원 고성을 다니면서 이상기후로 인한 생태계의 변질에 따른 심각성을 직접 찾아내기에 이른다.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는 북극곰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었다. 바다 결빙이 늦어짐에 따라 북극곰의 건강악화는 물론 먹이 사냥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선진국들은 기후난민 사태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경제적 논리로만 난민 문제를 바라본다. 그러나 기후난민은 잘못을 저지른 자가 죄책감을 느끼고 책임져야 하는 도덕적 문제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나라가,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산업화의 과실을 맛본 나라가 책임져야 할 문제인 것이다.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자동차를 타고 대형마트에 가는 생활양식을 한 번도 영위하지 않은 투발루나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기후 변화의 고통을 감내하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 본문 중에서

 

 

 

 

2010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환경론자와 당내 일부 반발을 무릅쓰고 20여년만에 연안유전개발을 허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확보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석유 시추만으로는 중장기적 에너지 수요를 달성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은 대서양 연안과 멕시코만, 알래스카 북부해안이다. <북극곰은 걷고싶다>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알래스카 북부해안의 경우, 이 책을 집필한 시점이 2009년도임을 감안해서 현재는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책 내용에 의하면 알래스카 해안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처한 현실은 마치, 도도새의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듯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다양한 각도에서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연안유전개발을 허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보면 개인적으로 환경오염을 등한시하고 인간의 이익창출을 위해서 생태계 교란에 일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알래스카의 북극곰과 고래, 남태평양의 섬 투발루에서 고성의 명태, 남극의 펭귄까지… 어쩌면 저자는 지구에서 사라져가는 마지막 생명체와의 만남을 이 책에 담았는지도 모른다. <북극곰은 걷고싶다>를 통해서 북극과 남극의 생태계와 지구 온난화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자연과학 분야의 책을 연이어 읽어볼 참이다. 생각의 폭이 넓어지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