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명상록>

글쓰는서령 2011. 8. 12. 15:19

 


명상록

저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출판사
출판사 | 2011-02-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자기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아우렐리우스의 사색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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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을 읽기 위해서는 먼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사상이 시작된 큰 줄기 '스토아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야 했다. 스토아 철학은 BC. 3세기쯤 퀴닉학파를 계승하고 헤라클레이토스의 로고스설을 발전시킨 것으로, 그리스의 제논에 의해 창시되었다. 스토아학파의 도덕 철학은 '행복'과 '지혜'를 시작으로 그 근본은 '인간의 본질'에 이른다. 인간이 지닌 이성적 논리와 힘의 원천은 신, 즉 만물에 의한 이성적 실체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보았던 것이다. 스토아학파에 따르면 세계는 인간과 만물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그에 있어 인간은 앞서 말한 '이성적 논리'와 '신'에 의해 이루어진 물질적인 존재로 보았던 것이다. 이제는 스토아 철학의 영향을 받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알아볼 차례다.

 

생사가 오가는 험난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끊임없는 독서와 사색으로 <명상록>을 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로마 황제의 지위에 올랐음에도 자신의 막강한 권력을 빌미로 자만하지 않았던 아우렐리우스, 그는 가히 사색, 명상의 황제라고 불릴 만 한 사상을 지니고 있음이 틀림없다. <명상록>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추구했던 우주론, 정치사론, 인간론을 아우르는 철학적 사상을 총망라한 집성의 결정체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자연은 인간의 영혼이 자기의 한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기 일을 해내지 못할 정도로 지성과 육체를 결합시키지는 않았다. 인간은 신성하게 될 수 있는데도 우리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이 점을 기럭하라. 또한 행복하게 사는 것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음도 잊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 자연에 대해 무지하다고 해서, 자유롭고 겸손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신의 뜻에 순종하는 인간이 된다는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제7권 67장 중에서

 

 

「극소수의 일만 남겨 두고 그 나머지는 모두 버리도록 하라. 또한 인간은 누구나 지금 이 순간, 이 불가분의 점을 살고 있을 뿐이며 그 밖의 그의 일생은 지난 것이거나 확실치 못한 것임을 잊지 마라. 이와 같이 인간이 사는 시간은 순간적이고 머물고 있는 이 지구는 좁다. 또한 죽은 후의 명성도 잠시 동안일 뿐 계속되지 않는다. 이러한 명성도 결국에는 사라지며, 예전에 죽은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자신도 잘 모르는 가련한 인간에 의해 전해지는 것이다.」- 제3권 10장 중에서

 

 

 

 

인간에게 있어 올바른 삶이란 무엇인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여기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다. 그는 눈부신 노을의 마지막 섬광을 사진기에 담고자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이 찍어온 사진을 천천히 살펴본다. 그것은 원본이다. 그러나 그는 원본을 괴상한 시스템으로 가져와서 조작을 시작한다.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색과 형태, 원본의 조작은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그는 자신이 새로이 창조시킨 새로운 원본을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정말 근사하군요! 멋져요!' 세상의 가식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봇물처럼 쏟아내는 가십거리의 조짐이다. 우리의 삶도 원본을 조작하는 행위가 비밀리에 행해지고 있지는 않은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 자아의 본질을 자연의 섭리와 함께 실현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

 

조작된 아름다움에 현혹된 사람들, 본성을 망각한 자는 지금이라도 제자리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나는 스토아 철학에 관심이 있어서 이 책을 읽지 않았다. 그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인물의 사상이 궁금했을 뿐이다. 그 사상의 모태가 스토아 철학에서 뻗어 나왔다고는 하나, 나에게 중요한 것은 <명상록>에 실린 내용을 통해서 '나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를 찾아내는 게 우선이다. 문득 후웨이홍의 저서 <왼손에는 명상록 오른손에는 도덕경을 들어라>라는 책이 생각난다.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책 제목을 통해 짐작만 할 뿐이나, 왠지 읽어봐야 할 책이라 느껴진다. 동서양의 철학을 양손에 들고 내 안의 영혼으로부터 자유를 갈망하고자 끓어오르는 욕구를 표출시키고 싶다.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낀다. 항상 마음이구나. 이놈의 마음이 문제로구나. 나 자신의 그릇된 판단으로 말미암아 무지몽매한 삶이 줄기차게 이어졌음을 깨닫게 된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 중요하다는 것. 나를 제외한 사람과 환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음을. 정말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마음가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