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스타트 신드롬> : 용기, 그것은 거품이 사라지고 남은 나의 모습

글쓰는서령 2014. 10. 16. 22:36

 


스타트 신드롬

저자
김진세 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 2009-04-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시작이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처방"괜찮아요, 당신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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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가는 자에게 현실이 드러난다

우리가 망설이는 동안에 사라진 것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와 당신은 사람이 떠나고 기회가 떠나버렸던 순간이 있었다. 어떤 이는 지금 돈을 잃고, 명예를 잃어 삶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득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에 탄식이 터져 나온다. 그땐 미처 몰랐던 것이 지금에서야 기회였고, 기적이었으며, 다시 마지막 끈이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단 하나 '용기'였다. 아니, 나에 대한 강한 믿음이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이 나고 자란 곳을 쉽게 떠날 수 없고, 오랫동안 사귄 사람과 헤어지기 쉽지 않듯 익숙함을 버리고 낯선 곳을 기꺼이 택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여기에는 언제나 시작이라는 단추가 존재한다. 언젠가는 우리 스스로 눌러야 하는 단추, 그러나 망설이고 또 포기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이 문제라면 문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단추를 눌러야 하나 망설이고 있다

시작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들은 자신의 선택이 가져다줄 결과를 먼저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선택에 대한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을 먼저 계산했다. 곳곳에 숨어있는 장애물이 몇 개인지부터 스스로 지닌 방어능력의 한계를 추측하기에 바빴다. 중요한 것은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망설이는 사람은 그 그림자만 보아도 두려움에 휩싸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 있었다. 바로 <스타트 신드롬>이다. 저자는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여성심리와 스트레스에 관한 이야기를 해오며 여자보다 더 여자 마음을 잘 아는 정신과 전문의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에 널리 퍼진 '스타트 신드롬'이 치유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다. 자신을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겪는 내외적인 갈등과 스트레스, 그 모든 것의 근원이 바로 '스타트 신드롬'이었다고 말한다. 출발이 두려워 도망가기, 숨기, 포기하기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마음을 새로운 관점으로 들여다본 것이다. 

 

「인생은 끝없는 출발입니다. 사회에 진출해서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시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시험, 면접, 동료와의 경쟁, 상사와의 관계, 첫 데이트, 승진시험, 이직, 결혼, 임신과 육아 등 새로 시작해야 하는 일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노년이 되어 인생을 완성해야 할 시기가 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은 삶을 정리하기 '시작'해야 하니까요.」프롤로그 중에서

 

책은 스타트 신드롬을 크게 네 가지 주제로 분석했다. 바로 성격, 사랑, 관계 그리고 일(work)이다. 성격은 대게 타고난 것이라 여겨지기에 쉽게 바꾸기 힘든 개인의 특성이다. 대부분의 스타트 신드롬이 '성격'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니, 오히려 잘 생각해보면 성격을 다듬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도 있다. 나아가 사랑이라는 무기 앞에서도 일명 '망설임 증후군'이 나타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애정을 표현하고 나눔에 있어서도 스타트 신드롬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계에 있어서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저자는 상사와의 관계, 고부관계, 부부관계,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크고 작은 문제점에서 '시작에 대한 불안감'을 읽어내기도 했다. 누군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면 당신이, 누군가 먼저 이해해야 한다면 당신부터 시작해도 된다는 것. 마냥 기다리지 말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가끔은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도 하나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사회생활,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기약없는 내일을 준비하는 직장인의 비애, 그들을 짓누르는 스트레스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시작은 언제나 새롭고 설레이는 것이다. 그 어떤 것이든 시작하기까지 참으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이미 한창 진행된 과정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왠지 모를 상쾌함에 정말 멋진 하루가 될 수 있으리라 다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십 번씩 희로애락의 롤러코스터를 타기 일쑤다. 방금까지 웃고 떠들었는데, 갑자기 시무룩해져서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도 한다. 다시 행복해지려고, 다시 좋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많이 아팠던 적이 있었기에 이제는 더욱 건강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망설이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른다.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고. 매사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 분명하지만, 때로는 용기를 내서 삶을 주도적으로 움직여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책은 우리에게 '행복한 시작'을 위한 하나의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이제 우리는 각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