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푸름아빠의 아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몰입 독서> : 아이의 몰입 속에 책이 있다면

글쓰는서령 2014. 6. 21. 06:17

 


아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몰입독서

저자
최희수 지음
출판사
푸른육아 | 2014-02-10 출간
카테고리
가정/생활
책소개
스토리텔링의 통합교과 시대, 이제는 독서가 새로운 경쟁력이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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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정신적 수준을 높여주는 최고의 교육이란

탁자 위에 놓인 상자를 쳐다보면서 지나가는 아이가 있고, 상자를 들어서 유심히 살펴보다가 지나가는 아이도 있다. 그리고 상자를 열어서 그 속을 기어코 보고야 마는 아이가 있다. 끝으로 내용물을 모두 꺼내서 죄다 만져보고 관찰하는 아이도 있었다. 이것은 호기심이 점점 증폭되는 과정의 모습이었을까. 모든 아이가 사물을 인지하는 단계까지 비슷하게 도달했는데, 그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어떤 현상을 분석하여 해석하는 방식에서 미묘한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장 마지막에 나타난 아이는 앞서 아이들이 거쳐 간 단계를 넘어 어떤 시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무엇이며,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탐색을 시작한 것이었다. 하나의 물건을 놓고 다양한 시도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머릿속에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직접 실행에 옮기는 자신감은 물론, 사물의 이면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함과 동시 '앎'에 대한 성취욕구가 충만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다양한 학습을 거쳐야 가능한 것일까. 우리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 것인지, 평생 풀리지 않을 숙제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고차원적인 양육방식을 말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푸름이 엄마의 육아 메시지>를 읽어보았다. 푸름이 엄마는 책에서 '독서'를 통해 아이의 자아실현에 양 날개를 달아주어 활짝 펼쳐질 수 있게끔 했노라 말했었다. 학습의 기본은 '읽기와 이해'에서 시작되는 것이니, 아이에게 독서습관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면 '삶의 기본'을 전수하는 것과 다를 게 무엇이냐는 암묵적 메시지가 느껴졌다. 마찬가지로 푸름이 아빠가 하고자 하는 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몰입 독서>는 저자의 경험에서 발견한 '독서와 육아'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책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이가 성장하면 책도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나아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모조리 흡수하는 아이의 뇌'에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부모와 아이에게 주어진 시간, 72개월에 집중하라

저자는 "지식을 그대로 흡수하는 능력은 나이에 반비례한다."라고 말한다. 다시 '사실을 흡수하는 능력은 72개월'이면 어느 정도 고정된다고 했으며, 이것이 곧 글레도만이 주장한 '재능 체감의 법칙'이라고 말했다. 사람은 평생 배우고 또 배우면서 사는 것이 옳으나, 잠재력만 지니고 태어난 상태에서 어떤 교육, 학습을 하느냐에 따라 '잠재력의 실현가능성'을 높이거나 또 낮출 수 있다면, 이보다 더욱 솔깃한 자극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이의 전 인생에 걸쳐서 100을 투자한다면 적어도 72개월 이전에 80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말하는 투자란 아이에 대한 모든 사랑과 관심이며, 이를 쏟아부어서 아이가 흡수할 수 있는 그릇의 크기를 가능한 크게 만들어놓는 것이다. 그릇의 크기를 크게 만드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글 교육이다.」p.89

 

하여 한글 교육이 시작되기 전에 먼저 '독서습관'이 안정적으로 자리잡혀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인기도서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수준에 알맞은 책을 찾아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아무 책이나 손에 쥐어주고 밀린 집안일과 회사업무에 매달리지 말 것이며, 먼저 아이가 편안한 상태에서 책 읽기를 할 수 있게끔 '독서 환경'을 만들어주고, 점진적으로 아이의 질적 수준과 독서 수준의 균형을 맞추면서 '독서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저자의 아들 푸름이는 1999년 '영재교육 진흥법'이 통과됨과 동시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영재 1호'로 보고되어 세간의 관심을 받아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특별한 아이가 그 어떤 사교육없이 오직 '독서'를 통해 내·외적 성장을 탄탄히 지속하고 있음이 놀라울 따름이다. 푸름이가 태어나고 72개월이란 시간 동안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책은 인간이 그어놓은 한계의 선을 지워버리고, 발전의 길을 그려놓는다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면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책을 아이에게 찾아주고, 공룡이 좋다고 하면 '공룡'을 다루는 책이란 책은 모조리 찾아와서 아이에게 주었다. 어떤 사물, 분야, 현상에 관심을 가지면 그 하나를 끈질기게 파고들 수 있도록, 다양한 책을 제공해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이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몰입하면서 세상을 이루는 모든 요소를 뚝딱 뚝딱 배울 수 있었다. 이처럼 아이의 발달 영역에 맞추어 독서의 수준과 흐름을 꾸준히 이어갔다는 것은, 사실 매우 까다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모는 항상 아이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며, 하여 그에 필요한 자극과 요소를 끊임없이 제공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푸름이 아빠가 아이에게 책만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책 읽기를 통해 잠재된 능력을 끄집어내고 창의성과 상상력을 키우되, 책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주었다. 때로 아이에게 '독서의 휴식'이 찾아오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한걸음 물러났고, 다시 책에 몰입하는 시기가 찾아오면 아이 스스로 '몰입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민감한 시기와 결정적 시기는 36개월까지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것과 아이에게 필요한 능력을 가르치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따지고보면 사랑과 능력은 별개의 요소로 볼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이 충만한 아이가 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음이 그것을 입증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줄 것은 확실히 해주되, 그 모든 것에 부모 자신을 위한 욕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나의 몸을 빌려서 태어난 아이는, 아이 그 자체가 이미 나와 분리된 존재이다. 부모로서의 역할이 있고 아이로서의 역할이 있듯이 그 경계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어휘력이 폭발적인 성장을 시작하는 시기에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줌과 동시 언어의 이해와 습득을 자연스럽게 돕는 것이 '부모로서의 역할'이라면, 도움을 받아서 이해와 습득을 시작하는 것은 전적으로 '아이의 일'이니 그저 가만히 지켜보면 될 것이다. 푸름이 아빠가 책에서 보여준 경험담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내 아이가 푸름이처럼 성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정서적 친밀감, 교감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 책을 읽거나 자연에서의 생생한 체험을 누려야 하는 것이다. 끝으로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고, 아이의 민감한 시기와 결정적 시기가 헛되이 지나가지 않도록, 부모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