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을 말하다

글쓰는서령 2014. 6. 13. 04:54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저자
오은영 지음
출판사
웅진리빙하우스 | 2011-06-08 출간
카테고리
가정/생활
책소개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어느 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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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성인이 되어 '그동안 내가 이룬 것들'에 대하여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의 나는 눈앞에 보이는 성과물에 대한 노력이 오직 나에게서 뿜어져 나온 것이라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다. 스스로 인내하여 노력하지 않았다면, 내가 간절히 원하던 결과물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찾아왔다. '지금의 나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누가 나를 이렇게, 이런 모습으로 성장하게끔 하였을까. 애써 고민할 겨를도 없이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바로 부모님이었다. 내가 아무리 잘났을지언정, 어찌 부모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으랴. 백발노인이 되어 지팡이를 짚고 다녀도 어머니에게는 평생 철부지처럼 보이는 것이 자식인데, 제아무리 살아가면서 스스로 이룬 것이 많을지라도 감히 부모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음이 자식으로 해야 할 도리가 아닐까 싶다.  

 

부모가 되어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나의 모습은

그렇게 성장한 내가 이제 '부모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때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부모가 되었다는 설렘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이제는 부모가 되기 위한 성장이 시작된 것이다. 매 순간 '당연한 현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 자신의 모습과 싸우면서, '나는 부모로서의 자질이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아이는 포동포동 살이 찌고 키가 쑥쑥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힘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제는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나, 그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육아 프로그램을 많이도 찾아봤다.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EBS <60분 부모>를 꼬박꼬박 챙겨보면서 배울 것은 배우고, 고쳐야 할 것은 과감히 고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전문가가 제시하는 육아법, 부모의 역할- 이 모든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부모·자식간의 교감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불안한 엄마 그리고 무관심한 아빠는 도대체 왜

육아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 책의 저자인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박사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육아 문제로 인해 힘들어하는 부모에게 '문제라고 인식하는 부모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아이의 성향과 기질에 따른 적절한 대처법을 가르쳐줌으로써 '부모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님'을 냉철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책은 양육에 대한 엄마와 아빠의 사고방식이 어떤 차이를 가졌는지, 이를 토대로 양육방식을 두고 갈등하는 부모들에게 "불안하게 생각하지마라. 결국 양육은 '함께'가 답이다."라고 말한다. 아이를 많이 사랑해서 깊은 애정과 관심을 쏟아낸다고, 그것만이 최고의 부모가 될 수 없다는 것. 때로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고, 다시 놓아주어야 하는 때를 아는 부모가 '제대로된 부모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은영 박사는 '끝없이 불안한 모성, 무관심으로 오해받는 부성'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래야 좋은 아빠다, 이래야 좋은 엄마다, 부모는 이래야 한다.'는 말들을 내 안으로 소화해서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서 계속 수많은 정보만 접하다 오히려 자기 안에서 갈등을 초래하고 그것으로 인해 부모들은 더 불안해졌다. 어떤 부모는 아이가 자기한테 빚이 있다고 생각하고, 아이한테 빚을 받아야 할 것처럼 굴기도 했다. 불안하지 않으려면 자기 자신을 알고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자기가 정말 원하는 것을 생각해보고 그 길로 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절대 틀리지 않고 절대 나쁘지 않다. 여러 사람의 말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각자 다르듯이 제각기 다른 정답이 존재한다.」p.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