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2> : 내가 독서하는 진짜 이유를 찾아서

글쓰는서령 2014. 6. 7. 13:12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2

저자
이지성 지음
출판사
다산라이프 | 2012-12-31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1년 365권 독서를 통해 변화를 경험한 홍 대리, 하지만 여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책을 왜 읽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인적 드문 곳에 조용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살다 보니, 세상사 시끄러운 것도 실감 나지 않을뿐더러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맞이하게 되는 지경에 놓인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사람은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만 깊은 관심을 보이기 마련인데, 늘상 보이는 것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기에, '삶이 참 묵직하여 조용하다.' 이러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외로운 마음을 달래보려 노력도 많이 했다.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적어도 5년은 내 손으로 아이를 키워서 세상 속으로 보내겠노라며, 그렇게 아이를 돌보면서 온몸이 쑤시고 힘들어도 독서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마저 손에서 놓아버리면 정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를 살아있게 하는 힘은 책으로부터 흘러나오고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를 처음 만난 것이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일 것이다. 1년 365일 매일 한 권씩 책을 읽으면서 내적 성장에 대한 체험기를 들려주었던 홍대리. 이제 그는 생존하기 위한 독서가 아닌 '성공하기 위한 독서 프로젝트'를 알려주고 있다. 홍대리의 변화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문득, '나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밤낮 구분 없이 책을 읽고 또 읽었던 그 시절이 떠오른 것이다. 그때의 나는 행복했을까. 참 행복했던 것 같다. 매일 책 냄새를 맡으면서, 책을 어루만지면서, 쌓고 또 쌓았던 책탑을 바라보면서 '마음으로 느끼는 포만감'을 몸소 느끼곤 했으니까. 그랬던 홍대리가 이제는 무작정 책에 파고들지 않았다. 그 정도의 독서량이면 삶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것은 배웠을 터, 이제 본격적으로 '현실과의 조화를 위한 독서'를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내가 책으로부터 습득한 것을 모조리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독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아직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는 중이지만, 내가 그동안 읽은 책을 근거로 '지금까지 정립된 나의 독서관'이 무엇인지 알고 싶기도 하다. 여기서 난 무엇을 더하고 또 버려야 하는 것인지. 홍대리가 느낀 바와 마찬가지로 '독서는 더이상 독서 그 자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 책을 왜 읽느냐고 물어보면 "그냥 읽고 싶어서요."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서, 그래서 책을 읽어요."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 홍대리는 제각기 개성 강한 직장동료와의 잦은 마찰, 그리고 무엇보다 독서에 대한 회의감으로 무미건조한 삶에 지쳐있는 상태였다. 1년 365일 내내 책을 읽었던 자신감과 열정은 사라지고, '독서의 필요성'에 대한 신념마저 약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책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어야 하는 '독서의 함정'이 아닐까 싶었다.

 

책은 삶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또 던진다. 책은 유능한 해결사도 아니요, 책은 그저 우리 앞을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이다. 그가 먼저 말을 걸어도, 우리가 먼저 말을 걸어도 상관없는 것이 책의 성품이요, 자질이다. 지금 이 글을 누가 썼느냐에 대한 관심보다는 글이 무엇을 어떻게 말하려고 하는지에 집중할 수 있다면, 책 그 이상의 가치를 뼈져리게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이를 돌보면서 동화책을 하루에 적어도 30번 이상 읽는 것 같다. 것도 한 권을 계속 읽기도 하고, 여러 권을 돌아가면서 읽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읽어야 할 책도 읽고, 그 와중에 글도 쓰고 또,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면서 계속 글과 '접촉'하고 있다. 읽고 또 읽으면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내일 읽어줄 책, 내일 읽을 책을 정리하면서 하루를 정리한다. 타성에 젖은 먼지 덩어리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인지, 아니면 나에게 주어진 삶을 보다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책을 선택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 홍대리는 이러한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