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기록/생각하는 방

너에게 들려주는 나의 목소리

글쓰는서령 2013. 12. 5. 14:25

 

 

 

 

때를 넘긴 밥을 겨우 먹고

정신없이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그때 딸 아이가 나에게 쏜살같이 달려와서

나의 두 다리를 꽉 껴안아 매달린다.

같이 놀자는, 책 읽어달라는, 자기를 봐달라는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얼른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고, 딸을 번쩍 안았다.

그러자,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던 모양이다.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나를 더욱 세게 끌어안는다.

 

우리는 나란히 손을 잡고 걸었다.

그리고

반짝거리는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딸에게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곱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 그녀의 일상 中, 書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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