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이와 같이 즐기면서 제대로 놀 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오늘 성장하고 또 내일도 성장할 아이들. 아이들은 하고 싶고, 가고 싶고, 갖고 싶은 것도 참 많다.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한 아이들은 때로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날뛰고, 다시 지루할 정도로 무기력하게 생활하기도 한다. 이에 아이의 말과 행동 그리고 표정에 민감한 부모는 진지하고도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내 아이를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줘야 하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학습효과가 뛰어난 대책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이는 이에 쉽게 따라주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오직 '아빠, 엄마와 신나게 노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부모님으로부터 "가서 놀고 와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이리 와서 엄마랑 놀자."라는 말이 듣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친구들과 뛰어노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었다. 그러나 마음은 항상 부모님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16개월 된 딸을 돌보면서 종종 이런 생각을 해본다. '도대체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 걸까?',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성인의 입장을 떠나 이제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위한 것에 대한 생각을 한다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것을 은연중에 강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러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요즘 제가 놀이에 대해 갖고 있는 원칙은 딱 하나입니다. 생각났을 때 바로 놀자! 피곤하다고, 귀찮다고 내일 놀아야지 미루지 않고, 연계해서 보여줄 만한 그림책 찾지 않고, 필요한 재료 다 갖추려 하지 않고, 놀고 난 후에 치울 여력이 없더라도 아이가 놀자고 할 때,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놀자! 해보니까 그렇더군요. 아무리 좋은 놀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당장 놀지 않으면 다 물 건너갑니다.」p.11
《초간단 생활놀이》는 14년간의 직장생활을 끝으로 전업주부의 길로 들어선 저자의 개성 만점 톡톡 튀는 '생활놀이'의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저자는 예민하고 감수성 풍부한 딸 꽃님이와 타고난 놀기 대장인 아들 꽃봉이를 위해서 집에서도 손쉽게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놀이도구와 놀이에 대하여 알려준다. 책이 소개하는 놀이의 대상은 주로 3세에서 8세에 해당하는 아동이며, 모든 것은 아빠와 엄마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체력 그리고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실현 가능하다. 시중에 이미 알려진 놀이도 있으며, 저자가 직접 만든 놀이를 포함해서 총 150가지의 놀이법이 수록되어 있으니, 아이와 노는 것이 어려운 부모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이거 다 따라 하는 것도 장난 아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가 하면 '나도 어릴 적에 엄마, 아빠와 이렇게 놀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그 무엇을 하든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처럼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함께 놀자!"라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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