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이해하는 시간 속에서
세상 모든 딸은 도둑이라고 했다. 갓 결혼한 딸은 친정집을 드나들면서 이것저것 챙기기에 바쁘고, 그 옆에서 엄마는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더욱 바쁘게 움직이신다. 그러다가 가방에 꾸역꾸역 온갖 잡동사니를 집어넣는 엄마를 향해 그만 좀 하시라고 잔소리를 할라치면 이게 다 살다 보면 필요한 거라고 끝까지 우기신다. 그게 친정 엄마의 마음, 오직 딸만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을 이제 알 것 같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게 된 막내 여동생을 향한 나의 마음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동생이 혼자서 밥이나 잘 챙겨 먹을까, 필요한 게 있어도 말을 못 해서 끙끙 앓고 있지는 않을까, 늘 마음이 아려온다.
네가 행복하면 엄마는 그걸로 충분해
자식이 행복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던 엄마. 그러면 난 대꾸한다. "나보다 엄마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럼 우리 모두 행복해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방송작가 고혜정의 어머니는 우리를 온몸으로 품어온 어머니의 모습과 닮은 부분이 많다. 순박함에 감춰진 어머니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자식에 대한 투명하고 진실된 사랑까지, 그동안 난 '엄마는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생각했던 바보였음이 분명하다. 자식 앞에서 진정 몰라서 모른다고 말씀하셨던 게 아니다. 알면서도 모른 척해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을. 난 너무 늦게 깨달았나 보다.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딸 자주 보여드리지 못해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친정에 가서도 엄마랑 안 자고 남편이랑 자서 미안해. 엄마의 허리 디스크를 보고만 있어서 미안해. 괜찮다는 엄마 말 100퍼센트 믿어서 미안해. 엄마한테 곱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책 중에서
부모의 사랑은 그 어떤 이유도 필요없는 것이다
결혼을 하고 내 자식을 낳아서 키워보니, '엄마 마음이 이런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 매일 하고 있다. 누군가의 엄마가 된다는 건 신의 축복이자,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존재가 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맞아. 맞아. 나도 그랬지.'라는 혼잣말을 얼마나 내뱉었는지 모른다. 그게 세상 모든 딸의 마음이라는 것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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