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音·색色·형形으로 나타나는 예술은 직접적으로 감관感官에 호소하기 때문에 그만큼 강력하다. 그러나 그것은 국한적이고 감동의 기간이 짧다. 이와는 반대로 언어의 징표로써 제시되는 문학은 선명하진 못하지만 읽는 사람의 협동을 얻어 무궁무진한 이미지로 전개되기도 하여 갖가지 사상의 파도를 일게 한다. 즉, 누구에게나 내일이 없는 그날이 있을 것이란 암시의 뜻보다도 내일이 없는 그 사람에게 있어서 내일의 일기예보가 어떠한 것일까 하는 사고를 사람으로 하여금 유발하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상을 흔히 이데올로기로만 생각하고 있는 경향이 있지만, 문학에 있어서의 사상은 그보다 넓고 깊고 절실해야만 한다. 이데올로기는 문학에 있어서 이미 경화된 덩치에 불과하다. 생을 그 생명의 흐름에서 파악해야 하는 문학은 필요하다면 경화된 이데올로기의 경화된 소이所以를 밝혀내야 한다. 무릇 경화된 것은 그것을 저작咀嚼하고 소화하여 새로운 영양원으로 하지 못할 경우 생명에 유해하다.」- <문학을 위한 변명>(2010) p.12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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