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글쓰는서령 2011. 8. 7. 15:54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저자
김현철 지음
출판사
애플북스 | 2011-05-2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불안을 껴안으면, 당신의 삶은 빛이 난다!정신과 의사들만 아는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자신이 정말 사랑받고 있는지 항상 걱정되는 사람, 자꾸만 사람들이 자신을 손가락질한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중심을 잡는 것이 어려운 세상이다. 때와 장소에 따라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들. 누가 봐도 정말 행복할 순간에 오만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연인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고 초조해하는 사람들. 나는 대부분 똑똑한 사람일수록 생각의 경로가 광범위하고 뜻하지 않은 위기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음을 종종 발견한다. 그건 다른 말로 '생각이 너무 많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걸로 보면 된다. 그렇다고 '똑똑하지 않은 사람'은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산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적당히 타협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 될 것 같은데, 항상 오목조목 따지고 든다. 사실 그들이 하는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다. 그래도 항상 불안해하고 걱정하면서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억압하고 살아간다. 불안한 사람들. 그들은 도대체 왜 불안한 것일까?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불안을 발달 단계에 따라 나열했습니다. 연인 혹은 부부관계가 사례로 주로 등장하는 이유는 애정 관계에서 드러나는 고민에서 핵심적인 불안이 가장 극명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점잖은 분들도 사랑 앞에서는 어린아이가 되어버리니까요.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우린 로봇이 아니기에 어떤 고민이 있다 해서 이 책에서 구분해놓은 어떤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할 수도 없으며 그에 따른 불안 또한 꼭 끼워 맞춰 설명할 수 없습니다. 정신분석가들이 치료에 참조할 수 있게 도식화한 것을 그저 순서로 활용한 것뿐입니다.」- 본문 중에서

 

 

 

 

<불안하니까 사람이다>는 우선 책 제목부터가 불안으로부터 긍정적인 수용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제시한다.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왜 불안한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왜? 자존심이 상하니까. 내가 고작 이것 밖에 안되는 인간이었음을 누군가 알기라도 할까 봐.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사회가 자꾸 놀려대니까 애써 '괜찮은 척'하면서 다른 곳에 이유를 갖다 부쳐놓고 시비를 거는 것이다. '너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 '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안 되는 거야?', '전화는 폼으로 들고 다니냐? 전화를 하면 좀 빨리 받으란 말이야!',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건데? 너 바보 아니야?'와 같은 폭탄성 발언으로 상대방과 다툼의 불꽃을 튀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 '너를 많이 좋아하니까', '우리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속마음을 숨긴 채 우리는 화를 냈고, 그게 병적인 불안증세로 발전했음을 망각해버린 것이다. 

 

「우리 삶의 일부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놓여 있습니다. 이를 인정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감정을 덜어주고 중독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입니다.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무적인 척, 관심없는 척, 냉정한 척하는 모습을 하면 서로가 외로워집니다. 이런 모습을 애인에게조차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려는 힘을 잃지 않으려는 유아적 욕구와 더불어 서투른 모습이 보이면 자칫 사랑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겹쳐져 있기 대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불안, 그 자체의 원인을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뜬금없이 '사랑 타령'이냐고 묻는다면, 바로 인간의 애정결핍이 모든 만병의 근원이지 않을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 정말 외롭다. 무인도에 홀로 남겨진 고독함을 곱씹으며 힙겹게 자신의 구원자를 기다리는 것이다. '언젠가는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오겠지.', '언젠가는 그가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라는 기도만 할 뿐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타인의 능력을 믿는 모순을 발견했는가? 달라져야 한다. 누가?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 지금 당장 시작하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필요한 마음가짐은 나의 본 모습과 걸맞지 않는 상대의 기대에는 일체 부응하지 않겠다는 단호함, 그리고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입니다. 즉 상대의 과도한 칭찬이나 비난에 수동적으로 끌려가지 않아야 합니다."라고 말이다. <불안하니까 사람이다>는 인간의 불안증세에 대하여 타당한 심리적 근거를 제시하여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결말에 그치는 책은 아니다. 우리가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만 알아차리면 된다. 표출되지 못한 억압된 욕구가 제일 큰 원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면, 나머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 극복할 것인가? 원인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이제 하나둘 씩 풀어나가면 되는 것! 나와 당신도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시작하자. 불안 완전 퇴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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