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아동도서 리뷰

<눈물바다>

글쓰는서령 2011. 5. 12. 14:44

 

 


눈물바다

저자
서현 지음
출판사
사계절 | 2009-11-02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울고 싶어? 실컷 울어! '사계절 그림책' 시리즈, 제3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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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기분이 울적하고 속상한 일이 있으면 금세 눈시울이 붉어진다. 하지만 옆에서 등을 다독거리며 달래주는 사람조차 없다면 울적한 기분은 한층 고조되고 눈물도 쉽게 그치지 않는다. 마음껏 펑펑 울게 된다면 눈물도 덩달아 줄줄 흘러내릴 것이다. 만약 눈물이 그치지 않아서 홍수가 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눈물바다>는 학교생활 부적응에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눈물이 많은 소년의 모습을 그려낸 동화책이다. 주인공의 이름을 생략하고 '나'라는 주체를 강조한 것은 책을 읽는 아동으로 하여금 일상생활에서 한번 쯤은 겪어보았을 상황극을 보는 것이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혼자만의 고민거리가 아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의 모습을 공룡으로 표현한 부분은 평소 아이들의 눈에 비친 부모의 모습을 유쾌하게 풍자한 작가의 상상력인데, 가장 친밀하고 가까운 존재인 부모의 모습을 무시무시한 공룡으로 인식했다는 것은 소년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눈물바다>는 주룩주룩 비가 오는 날, 학교에서 시험을 마치고 우산도 없이 비에 흠뻑 젖은 채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의 하루를 보여준다. 집으로 왔으나, 부모님은 공룡이 입에서 불을 내뿜는 듯 티격태격 싸우고 계신다. 게다가 기분이 울적해서 입맛도 없는데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고 엄마 공룡은 버럭 화를 내는데…….

 

 

 

「저녁밥을 남겨서 여자 공룡에게 혼이 났다. 눈물이 난다. 자꾸만……. 자꾸만……. 훌쩍 훌쩍 훌쩍」- 본문중에서

 

어두컴컴한 방에 놓인 침대에 누워서 훌쩍거리며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점점 커다랗게 그려진다. 그리고 눈물은 침대를 서서히 집어삼키기 시작한다. 결국, 아이의 얼굴까지 눈물은 차오르고 바다를 이룰 만큼 어마어마한 양으로 넘쳐난다. 바로 눈물바다가 된 것이다. 침대 위에서 눈물바다에 휩쓸려 떠다니는 아빠,엄마의 모습,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집을 보면서 오히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뻐하는 아이의 모습은 뭐란 말인가! 넘실거리는 눈물 파도를 타고 집 밖으로 나오는 장면은 책을 읽는 아동으로 하여금 엄청난 눈물의 양에 깜짝 놀라는 반면에, 그토록 시무룩하던 소년이 그제야 활짝 웃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다 보면 이렇게 즐겁운 일이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는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눈물바다>는 가정과 학교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끙끙 앓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학교에서는 시험을 엉망으로 치르고 게다가 점심밥도 맛없게 느껴진다. 우산이 없어 비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집에 왔지만, 아빠와 엄마는 으르릉거리는 공룡처럼 싸우느라 자신이 온 줄도 모른다. 울적하게 방으로 들어와 눈물을 흘리는 아이의 모습은 비단 책 속의 아이에게 주어진 현실이 아니다. 핵가족과 맞벌이 부부가 증가할수록 아이를 보육시설이나 방과 후 교실, 학원 등에서 부모가 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가정이 많은 걸로 아는데, 이 책을 통해서 진정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지금 우리 아이는 어떤 마음일까라는 생각해보면 좋겠다. 부모와 아이가 이 책을 같이 읽으면서 주인공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아이의 마음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아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소통의 시간을 끊임없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