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전자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생겨나면서 편지의 기능이 사라지고 있다. 투박한 글솜씨에 정성을 가득 담아 소중한 사람에게 띄워 보냈던 편지. 요즘은 초대장이나 안내문을 보내는 용도로 우편물을 보내는 사람은 많으나, 직접 손을 써서 작성하는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는 서로의 안부를 묻는 방법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트위터 기능을 이용하면서 편리해졌다. 그래도 사라져가는 것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싶은 사람은 있는 법이다. 우리는 정보화 사회에 유년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편지가 지닌 소중한 의미를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펜팔친구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서로 얼굴은 볼 수 없지만, 편지를 통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값진 것이다. 그리하여 직접 만나서 더욱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몇몇 보았다. 그렇게 손때 묻은 편지 한 장이 선사하는 삶의 선물을 아이들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겨울을 알리는 첫 서리가 내릴 무렵, 큰 곰 오스카와 다람쥐 로로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머지않아 겨울잠을 자러 가야 될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기나긴 시간 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동안 숲 속 친구들이 자신들을 잊어버리면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오스카와 로로는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친구들과 함께했던 여름날의 추억을 담아서 보내기로 한 것이다.
「"조가비를 넣을 테야.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윙 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걸, 오스카!" "여기 구슬치기를 했던 열매가 있어. 싱그러운 냄새가 나는 자작나무 껍질도 있고." "이것 좀 봐! 이건 아마도 맑은 여름날 아침에 떨어졌던 새벽별일 거야."」- 본문 중에서
<편지>는 큰 곰 오스카와 다람쥐 로로의 대화글 형식으로 엮어진 그림동화책이다. 파도 소리를 전하기 위해 조가비를 편지 봉투에 넣고 팔랑거리는 잠자리의 날개 소리, 산새가 재잘재잘 지저귀며 떨어뜨린 깃털도 보내고 싶은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가을이 오면 푸석푸석 단풍잎을 곱게 말려서 봉투에 넣어 가을 소식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에는 작은 손 난로를 봉투에 넣어서 보내는 것도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리라 생각된다. 편지라는 것이 꼭 편지지에 글을 써서 보내라는 법은 없으니까! 겨울잠을 자기 전에 편지 보내기를 결심했던 오스카와 로로의 모습은 아이들로 하여금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우정을 쌓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자주 만날 수 없는 친척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며, 편지란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는 소중한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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