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괜찮아 3반>

글쓰는서령 2011. 1. 20. 23:26

 

 

책제목 : 괜찮아 3반

지은이 : 오토다케 히로타다

출판사 : 창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일화된 구조로 뒤엉켜 있다.

세계의 모든 사람이 사는 세상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동일화된 의식주의가 강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타인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지나친 집착을 하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서로 의식하며 경쟁하게 된 세상을 지켜보면서 과연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우리 모두의 문제다. 그것은 조금 깊이 들여다보자면 의식 구조의 문제, 가치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10명의 사람 중에서 8명이 동그라미를 그리면 세모를 그리고 싶었던 나머지 2명도 동그라미를 그릴 수밖에 없는

세상의 모순도 마찬가지다.

나와 다른 것은 그저 말 그대로 다를 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 틀린 것일까? 그건 더더욱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오체 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를 알고 있는가?

그는 선천적으로 팔과 다리가 없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렇게 태어남과 동시에 그는 행운과 불운 사이에서 고민했을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하여,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눈동자에 대하여, 그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아픔과 상처를 겪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존재한다.

 

<괜찮아 3반>은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첫 소설집이다.

이 책은 저자의 실제 경험담과 가치관, 미성숙한 청소년을 향한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어우러져

한 편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는 듯하다. 책의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일본 마쓰우라니시 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고 개학식에 참석하는 아카오 신노스케.

그는 5학년 3반의 담임을 맡게 되고, 아이들과의 소통이 시작된다.

 

 

 

   

「짧은 머리에 누에처럼 생긴 눈썹, 살짝 꼬리가 올라간 눈이 굳은 의지를

   나타내는 듯했다. 옅은 회색 정장에 연분홍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상반신만 공중에 붕 떠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은

   아카오가 전동 휠체어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상한 기계의 정체는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좌석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특수한 휠체어였다.」p.9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드럽게 토해내고 있다.

주인공은 없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이 <괜찮아 3반>의 주인공이다.

장애를 가진 선생님과 그의 옆을 함께 하는 보조교사를 등장시켜서 몸이 불편한 사람의 역할과

옆에서 헌신적으로 돕는 사람의 역할을 명확하게 각인시키면서 독자로 하여금 장애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나는 좌절의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

   물론 상처 입는게 괴롭긴 하지만, 인간은 좌절을 반복하면서

   배워 나가는 게 아니겠어?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어떤 걸 잘하고 어떤 걸 못하는지 하는 것도

   알 수 있게 되고."」p.108

 

장애를 가진 담임선생님을 중심으로 5학년 3반 학생들이 서로의 장단점을 존중하게 되는 과정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면서 자아존중감이 형성되는 것으로 확장되는 느낌을 준다.

저자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감정도 스치듯 드러나는 장면도 많다.

<괜찮아 3반>청소년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그저 한 편의 소설이 아닌,

마음을 활짝 열고 이 책을 읽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맑고 깨끗한 모습으로 성장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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