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우리 제발 헤어질래?>

글쓰는서령 2011. 1. 20. 00:32

 

 

책제목 : 우리 제발 헤어질래?

지은이 : 구예나

출판사 : 자음과모음

 

 

때로는 둘도 없는 친구, 가끔은 평생 안 볼 사이처럼 싸우기도 하는,

그러는 와중에 미운 정 고운 정은 물론이거니와 오만 정이 덕지덕지 달라붙어서

평생을 깊은 우애를 등지고 삶을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 사이가 있다.

생애 최초의 보금자리에서 함께 태어난 형제, 자매가 그런 운명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딸 부잣집의 첫째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름대로 사명감으로 동생들을 바른길로 이끌어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동생이기 전에 같은 여자로서 단 몇 년이라도 먼저 살아본 인생의 선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언니와 동생이라는 친근함 속에 세대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항상 옹기종기 모여서 사이좋게 지내는 건 아니다.

언니는 언니로서의 입장이 있고, 동생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철없던 시절에는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못된 말만 지어내서 서로 괴롭히곤 했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된 계기는 나와 동생이 쌓아온 추억과 맞먹는 통쾌한 소설책을 접하게 되면서부터다.

<우리 제발 헤어질래?>원칙주의를 강조하는 고지식한 언니와 자유분방하고 활동적인

동생의 왁자지껄 대접전을 유쾌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몰래 방을 보다가 내 옷장에서 옷을 꺼내가는 것이다.

   옷뿐만이 아니다.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가방에 아껴 신는

   구두까지 말로 다 할 수도 없다.

   보는 눈은 있는지 비싸고 좋은 것만 쏙쏙 가져간다.」p.031

 

「"엄마, 언니 때문에 못 살겠어. 내가 자기 때문에 무조건 열시만 되면

    귀가해야 하는 게 말이 돼? 자기 피부 때문에 일찍 잔다고 그 시간에

    들어오라는 게 말이 되냔 말이야."」p.153

 

작가로 활동 중인 언니 권혜미, 이팔청춘 젊음이 지닌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동생 권지연의 모습은

여느 자매들이 지내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언니 옷을 몰래 입다가 된통 혼나는 동생의 모습, 심지어 옷장에 자물쇠까지 채우는 언니의 모습은 다소 억지스럽지만,

자매간의 충돌을 빚어내기 위한 작가의 재미있는 전략이라 느껴졌다.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일품인 <우리 제발 헤어질래?>는 언니와 동생의 팽팽한 신경전의 연속이다.

이 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친근한 자매애를 보여줌으로써,

형제간의 우애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진지하게 생각하게끔 하여준다.

언니와 동생의 관계를 유쾌하게 그려낸 느낌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책!

미우나 고우나 한번 자매는 영원한 자매, 과연 그들은 정말 헤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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