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나에게 완전한 행복을 주지 않았다
지금 나의 삶, 나의 모습도 완전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늘 결핍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공간을 가슴에 지닌 채, 욕망을 감추고 현실과 타협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늘 다 써버린 나의 능력은 내일이면 다시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다. 이는 오직 낯선 곳으로의 도전을 즐기는 자에게 허용된 것, 허영과 자만에 취해버린 자는 감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세계이다. 나는 언제나처럼 하나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살아갈 것 같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온몸으로 터득한 '삶의 기술력'으로 말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산다는 것이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님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오늘을 똑같이 살아도 그것은 절대로 '똑같은 삶'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었던 문제였음에도 나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발견'이었다. 매번 반복되는 일상,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이 확장되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또한 하나의 발견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행복에 접근하고 있어
책은 나에게 영원히 터득할 수 없는 '삶의 가치'를 말하고 있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출간된 지도 어느덧 십 여년이 지났다. 그때 당시의 눈과 마음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현시점에 온전히 흡수되고 있음이 놀랍기만 하다. 삶을 이루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임에도 우리는 수많은 형태와 의미를 부여하고 또, 그것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서 노력한다.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 그들은 결핍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한다. 책은 우리에게 '살아가는 것'과 '살아지는 것'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라고 당부했다.
「삶은 작은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위대함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신은 세부적인 것 속에 존재한다. 일상의 일들이 모자이크 조각처럼 모여 한 사람의 삶을 형상화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하루하루는 전체의 삶을 이루는 세부적 내용이다. 작은 개울이 모여 강으로 흐르듯이 일상이 모여 삶이 된다.」본문 중에서
「가치를 만드는 사람만이 언제나 필요한 사람이다. 그러나 가치의 개념은 언제나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싫든 좋든 세상은 변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변화를 생활의 기본 원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러므로 매우 중요한 깨달음이다. 아울러 그 변화의 방향을 알고, 자신의 욕망과 그것을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은 바로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본문 중에서
진정한 자기혁명으로의 시작, 그것은 자신의 가치를 생산하는 것부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일종의 잡담이, 이제는 '나는 왜 나인가'라는 고뇌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것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도대체 나는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이 세상에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리가 진정 존재하는 것인지도 의문이었다. 삶이 자잘한 조각들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나 역시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더이상 발전하지 않는 보통의 삶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저자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 어제의 인간으로 오늘을 살 것인가?" 인생은 참으로 멀고도 험난한 릴레이 경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어제의 노련함이 오늘을 따라갈 수 없듯, 우리는 매 순간 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항상 행복할 수 없고,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것이 삶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던져진 작은 씨앗이라면 본디 저마다의 자리가 있을 것이다. 하여 우리는 주어진 자리를 불평말고 묵묵히 뿌리를 내려야 한다. 혁명을 이루어내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좋겠지만, 유순히 흐르는 물처럼 진리에 따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익숙한 것과 결별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나 자신도 제법 튼튼한 죽순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어느날 갑자기 껑충 자라난 올곧은 대나무가 되어있을 것임을 넌지시 상상해본다.
「오늘은 그러므로 어제와 다르게 느끼는 날이다. 어제와 다른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날이다. 날마다 새롭다는 것은 축복받은 것이다. 어린아이였을 때 우리는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다. 그때 세상은 빛나는 호기심이었다. 그리고 그 후 우리는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고, '나'는 아무것도 아닌 군중 속의 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30대에는 30평, 40대에는 40평의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대열 속에 끼지 못하면 초라한 인생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의사가 되어 돈을 벌고, 변호사가 되어 절박한 서민의 억울함을 수입의 원천으로 삼아야 잘난 사람이 되고 말았다. 지금 이 고리를 풀지 못하면 우리는 이 오리떼 속에서 영원히 '오리가 되지 못하는 오리'가 되고 말 것이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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