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손으로 탄생한 작품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그가 하나의 작품을 위해서 투자한, 희생한, 인내한 모든 것.
후회 없을 것이며, 이만하면 놀라운 것이 태어날 것이니,
내 기꺼이 이 한 몸바쳐서 너에게 충성을 다하리라.
그래서 온몸을 동원하여 감각의 촉을 세우고
죽기 살기로 끈질기게 매달리고, 파고들어 고뇌하고,
심취한 것이 어느 막바지에 다다르면-
그를 배신이라도 하듯, 조롱하고 구박하여 파멸에 이르게 만든다.
그러한 시점에서 포기하는 자가 있고,
자신이 죽을지라도 끝까지 붙들어 매는 자,
이렇게 두 사람이 생겨나게 된다.
세상이, 주변 사람이 모두
아둔하여 미련한 자라고 손가락질하여도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더욱 강하게 밀어붙인다.
그렇게 탄생한 하나의 작품은
세상을 놀라게 하고, 그를 비웃었던 자의 시기와 질투를 받는다.
우여곡절을 견뎌낸 작품은
비운의 탄생사를 지닌 것임에도
역사의 한 면을 당당히 장식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는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으니,
역사 속 인물인 내가 어찌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으랴!
장인이 되어 움직이자. 만들자. 견뎌내자.
이 손으로 만들지 못할 것이 또 무엇인가!
그 누구도 나의 손을 가져갈 수 없으니.
-書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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