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간이 된 이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내 자신의 일을 여러 가지로 걱정하고 염려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 곁을 지나가던 한 사람과 그 아내에게 사랑이 있어서
나를 가엾게 생각하고 사랑해 주었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각기 자신의 일을 염려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 가운데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중에서
서령 :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사람을 살아있게 만드는가. 때로는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아서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산다는 것의 실체를 깨닫기 위해서는 그저 마음을 비우는 수밖에 없는 것일까. 나와 너의 경쟁에서 나 말없이 패자가 되어주겠으니, 너는 승자가 되어라. 그것이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 생각했던가. 삶 자체가 비움의 연속이니, 사람은 욕망을 삼켰다가 도로 게워내야만 하는 존재인가.
사람은 돈이 있어야 살 수 있죠. 돈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잖아요. 누군가 말한다. "난 똑똑한 거지보다는 철없는 부자가 되고 싶어." 그의 믿음은 이렇다. "돈으로 안 되는 게 뭐가 있어? 돈만 있으면 다 가능해. 명예? 권력? 다 돈으로 만들 수 있잖아." 사람도 돈으로 사고파는 세상이야. 그럼 사랑도 가능하지 않겠어? 사랑을 어떻게…… 사랑은 아니지. "왜 안돼? 누군가를 돈을 줘서라도 소유하고 싶다면… 그것도 사랑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산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할까.
사람은 꿈이 있어야 살 수 있어요. 꿈이 없으면 삶 자체가 아무런 의미 없는, 부질없는 것이 되잖아요. 적어도 내가 왜 사느냐에 대하여 당당히 말하고 싶다면… 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너는 왜 사니?" 그렇게 물으면 "저는 꿈이 있거든요." 이렇게 말할 수 있잖아요.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니?"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곧 대답한다. "돈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죠. 그래도 꿈은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꿈을 팔고 싶지 않아요."
사랑이죠.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에, 지금의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거에요. 사랑으로 불가능한 것이 무엇인가요? 사랑이 진정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답니다. 우리가 즐겁고 행복할 때, 슬프고 우울할 때, 초조하여 불안할 때, "내 옆에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더라도… 그냥 내가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지 않나요? 홀로 존재하는 사람을 더러 감정과 욕구가 결핍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 않을까요. 제아무리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할지라도… 사랑은 내가 아닌 누군가와 나누고 함께하는 순간이어야, 진정한 사랑이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러고 보니…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톨스토이는 인간이 사랑으로 사는 존재라고 말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나는 이 질문에 하나의 답을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것은 쉽게 생각해서 말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누구나 결핍된 욕구와 욕망이 있다. 그로 인해 사는 방식과 가치관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여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하여 '사람'이라는 대상에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어서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인간으로서의 으뜸을 말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으뜸에서 파생된 부수적인 문제가 곧 인간의 삶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희로애락, 나아가 생로병사로까지 급격히 번져나간다. 사랑은 가장 밑바닥에 존재하는 원초적 욕구가 될 수도 있으며, 다시 욕구의 최상위에 존재하는 실현적 욕구가 되기도 한다. 인간은 사랑을 처음 혹 마지막에 발견하는 감정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톨스토이의 말이 정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이 없었다면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으로 탄생한 존재가 곧 인간이 아니었던가. 나는 오늘 생각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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