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글쓰는서령 2011. 7. 21. 15:45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저자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
출판사
바다출판사 | 2003-05-26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주인공 고양이 소르바스와 갈매기 켕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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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할 수 있어! 자, 용기를 가지고 창공을 향해 힘껏 뛰어보렴!

하늘빛이 내리쬐는 바다 위를 질서정연하게 날아가는 갈매기 떼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존하는 삶의 질서를 깨닫게 해준다. 경쾌한 울음소리, 그것은 갈매기들의 은밀한 속삭임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갈매기들은 먹잇감을 찾기 위해 여섯 시간째 날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청어 떼를 발견하게 되었고 무려 120마리에 달하는 갈매기들은 차례대로 물속으로 돌진한다.

 

아름다운 바다와 바람, 그 모든 자연의 진리에 순응하며 사는 자신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갈매기 켕가. 청어를 열심히 낚아채는 켕가는 자신에게 찾아올 그 어떤 상황도 예측하지 못하는데……. 기름을 잔뜩 실은 유조선은 은밀한 작업을 수행하고 사라진다. 미처 피하지 못했던 켕가는 온몸에 기름을 잔뜩 묻힌 채, 날개조차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만다. 이대로 켕가는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

 

「고양이가 등에도 햇빛을 쬐려고 천천히 몸을 돌리려는 순간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 물체가 윙윙 소리를 내며 전속력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며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는 경계하며 벌떡 일어섰고, 발코니에 떨어지는 갈매기를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힘겹게 날아오른 켕가는 고양이 소르바스가 사는 집으로 오게 된다. 소르바스는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켕가의 날개에 묻은 기름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음에도 켕가는 작은 알을 낳고 숨을 거둔다. 그리고 마지막 부탁을 한다. 어린 갈매기에게 하늘을 나는 법을 꼭 가르쳐 달라고 말이다. 과연 소르바스는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절대로 포기하지 마. 이렇게 너의 곁을 지켜주는 우리가 있잖아!

이 책은 인간의 무책임한 행동이 낳은 작은 결과가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음을 암묵적으로 드러낸다. 켕가의 죽음과 남겨진 어린 갈매기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요소를 결합했다. 고양이와 갈매기는 날짐승과 들짐승의 차이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친구가 될 것인가. 소르바스는 켕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정성껏 알을 품고 보살핀다.

 

「고양이들은 놀라서 책장 위에서 뛰어내려와 갈매기에게 달려갔다. 아기 갈매기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새라고!" 슬픔에 잠긴 갈매기가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누구든 첫번째에 성공하는 법은 없지. 너는 곧 성공하게 될 거야. 실망하지마. 내가 약속하지." 소르바스가 갈매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 주었다.」- 본문 중에서

 

 

 

고양이가 되고 싶었던 아기 갈매기와 그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고양이 친구들

현재 우리는 진정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보이는 내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항상 나는 가능성과 믿음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 되고 싶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무료한 삶은 지긋지긋하고 무섭기만 하다. 왜 우리는 정지 중인가? 예전에 읽은 <와낫>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단단한 쇠사슬에 발목을 묶인 채, 영원히 구속된 삶을 살아야 했던 코끼리의 이야기다. 우리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면 반드시 누군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며, 도저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좌절한다. 아기 갈매기는 쉬지 않고 날갯짓을 했다. 계속 땅으로 떨어졌음에도 자신을 응원하는 고양이 친구들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갈매기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고양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품속의 온기가 나에게도 전해지는 듯하다. 소르바스는 이렇게 말했다. "날개만으로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아냐! 오직 날려고 노력할 때만이 날 수 있는 거지"라고 말이다. 날개가 있으면 뭣하나, 날고자 하는 의욕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우리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제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고 아기 갈매기는 창공을 가르며 자신의 존재를 아름답게 드러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고양이 소르바스가 마치 엄마처럼 느껴졌다. 정말 아름다운 동화책이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청소년의 필독도서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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