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진정한 몰두를 위해서는 자신으로부터의 혁명이 필요하다. 무엇을 성취하고자 할 때, 충분한 재능을 가졌는가는 부차적인 문제다. 문제는 그 무엇에든 우리 삶을 바꾸고, 동시에 우리 삶을 지탱해나갈 수 있을만큼 몰두할 용기를 가졌는가, 하는 것이다. 어느 책 제목처럼 많은 바보들은 결의와 각오만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정작 실천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나태와 타성으로 포기하기 일쑤다. 늘 그렇듯 중요한 것은 실천이요, 용기다. 그것이 혁명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를 에워싼 소음을 모두 차단했다. 나에게 집중하고 싶었다. 세상에 태어나 내가 어떻게 자라왔는지를 천천히 떠올려보았다. 이십 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나는 무엇을 향해 그토록 참고 또 참으며 살아왔는지에 대하여. 사실 힘들지 않다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그 자존심이란 녀석이 힘들지 않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라고 협박하는데 어쩌란 말인가. 소위 말하는 있는 척, 아는 척, 노는 척, 쎈 척을 생존 무기로 삼는 청춘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척척박사가 되기는 이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는 현재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수이기 전에 두 아들을 둔 평범한 아빠로서 대한민국 청년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내가 이 책을 읽고 떠올린 생각은 질풍노도의 시기가 비단 청소년만이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그 시기에 나란 누구인가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했던 경험, 부모님에게서 빨리 독립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했던 날, 갖고 싶은 게 많아도 턱없이 부족했던 용돈에 대한 원망 그 모든 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미궁 속의 미스터리로 남을만한 우리 청춘의 삶이 무엇이기에.
이십 대의 커다란 숙제는 오직 취업밖에 없는 걸까. 저자는 그 힘든 시기가 당연하게 찾아올지라도 쉽게 받아주지 말 것을 당부한다. 한 마디로 대세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목받는 학과, 직업의 전망을 따르지 말자. 언제 변할지 모르는 것이 세상이거늘, 사실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에 처해있는 게 청년이라 해도 나는 개인적으로 반대다.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고 받아들이라는 말을 더러 하는데, 잘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충고가 따로 없다. 나는 그 말 속에 숨겨진 모순덩어리를 뚫어지게 응시하고서 당당히 맞서기로 다짐했다.
「마음껏 고민하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검토하라. '나는 그래도 배울 만큼 배웠다'는 알량한 기득권 의식일랑 집어던져라. 혼자서 머리 싸메고 이런저런 상념 속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다양한 정보를 찾아 나서라. 좋은 결정은 항상 좋은 정보에서 나온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폭넓게 책을 읽어라.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같은 어둠 속에서 헤매지 말고, 앞서 삶의 길을 걷고 있는 선배와 스승들과 깊은 얘기를 나누어라.」- 본문 중에서
사실 책을 통해서 배우는 삶의 지혜는, 저자의 가치관에 의해 작성된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와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참고할 부분을 발췌하는 것이다.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 자체도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을 테다. 다 사는 방식이 다르니까 제각기 독특한 가치관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나는 저자의 말에 대체로 공감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추락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마라.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 더구나 그대는 젊지 않은가? 어떤 추락의 상처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너무 무서워하지 마라.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고 했다. 자신 있게 줄을 놓아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날개를 펼치고."라고 말이다.
오늘을 넘기고 다시 찾아오는 내일을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 크게 다를 건 없어 보이지만 마음만큼은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안달이다. 성공하고 싶은 야망, 잘 살고 싶은 욕망이 모여서 청춘의 발목을 붙잡을지라도 인연이든 악연이든 모든 걸 발판으로 삼자. 열심히 걷고 있는 당신의 앞에 뾰족한 돌멩이가 길을 막는다. 가던 길을 방해하는 요소로 받아들일 것인가, 잠시 쉬어가라는 배려라고 생각할 것인가?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에 달렸다. 그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많이 아프다. 그래서 청춘인가 보다. 청춘! 외롭고 힘든 젊은 친구들에게 이 책을 강력추천한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반드시 존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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