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아동도서 리뷰

<마술 연필>

글쓰는서령 2011. 5. 17. 14:54

 


마술연필

저자
앤서니 브라운 지음
출판사
웅진주니어 | 2010-11-26 출간
카테고리
유아
책소개
앤서니 브라운과 꼬마 작가들이 마술 연필로 그린 환상적인 그림책...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어릴 적에 보았던 전래동화 '도깨비 감투'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우연히 도깨비 감투를 얻게 된 한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감투를 쓰면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음을 알게 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은 대범해지는 법인가보다. 책임감 따위는 전혀 느낄 수 없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그 무엇을 의식할 것인가? 손에 닥치는 대로 물건을 훔치고 나쁜 일을 일삼던 남자는 결국 사람들에게 정체를 들키고 혼쭐이 난다.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실감나게 표현한 동화였지만, 끝맺음은 도덕적 의무를 져버린 남자를 심판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갖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누리면서 살고 싶은 것은 어른이나 아이 모두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지니의 요술램프, 온갖 보물을 선물하는 도깨비 방망이는 우리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귀중한 마법사의 지휘봉과 같은 것, 만약 원하는 모든 것을 그리기만 하면 현실로 이루어지는 묘한 마법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당장 달콤한 케이크가 먹고 싶다면, 말동무가 되어줄 친구가 필요하다면, 갑자기 비가 와서 우산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마술 연필로 그림을 그리면 된다. 모두 꼬마곰의 마술 연필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마술 연필>에 등장하는 꼬마곰은 어딜가든 항상 손에 마술 연필을 들고 다닌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원하는 모든 것을 마술 연필로 그리면 현실로 이루어진다. 기다란 뱀이 기어오는 것을 목격하고 스카이 퐁퐁을 재빨리 그린다. 그리고 뱀을 훌쩍 뛰어넘어버리는 꼬마곰의 모습!

 

 

 

「꼬마곰은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었어요. 배고픈 사자였어요. 꼬마곰아, 도망쳐! 어서! 꼬마곰은 얼른 먹음직스러운 고깃덩이를 그렸어요. 그러고는 나무들 사이로 휙 던졌지요. 사자는 고깃덩이를 쫓아갔어요.」- 본문 중에서

 

나에게도 마술 연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세상의 모든 장난감을 그릴거에요!

마술 연필의 위력을 실감한 꼬마곰은 위기의 순간을 재치있게 넘어간다. 키가 너무 커서 친구가 없는 거인에게 커다란 사과나무 한 그루를 선물하기도 한다. 도깨비 감투를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용했던 남자와는 달리 꼬마곰은 마술 연필의 효력을 보다 많은 친구들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늘에 구멍이 나는 바람에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버려서 갈 곳을 잃어버린 북극곰 가족을 만나게 된 꼬마곰! 이번에도 역시 꼬마곰은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꼬마곰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용을 그렸어요. 꼬마곰은 용의 등에 올라탔어요. 슈우우웅! 북극으로 날아갔어요. 꼬마곰은 마술 연필로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땅을 새로 그렸어요. 그리고 반창고를 그려 구멍 난 하늘에 붙였어요. 이제 북극곰 가족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본문 중에서

 

 

 

<마술 연필>은 아이들에게 좋은 일은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커다란 행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꼬마곰과 마술 연필의 존재는 아이들의 부러움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의 소재를 아이들의 용돈쓰기와 접목시켜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정기적으로 꼬박꼬박 용돈을 타서 쓰는 아이에게 무분별하게 돈을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돈을 어떤 곳에 사용할 것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마술 연필이 무제한으로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장점과 부모가 계속 용돈을 주는 한 아이의 구매욕구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라서 이 책을 읽고 다른 상황에 접목시키는 사람도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