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기록/생각하는 방

빗물 건너뛰기

글쓰는서령 2010. 4. 28. 10:39

 

 

비 오는 날이면 먼지 우산을 펼쳐든다.

아무렇게나 방치된 외톨이 우산이

세상의 빛을 보는 유일한 날은 비 오는 날이다.

구부리고 살았던 시간을 보여주는 듯

우산의 뼈마디가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이 녹슬었다.

 

빗물이 고인 곳을 껑충 건너뛴다.

하지만, 빗물은 기어이 내 종아리를 철썩 때린다.

먼지가 씻겨 내려간다.

우산의 먼지는 나의 마음인가?

마음을 씻겨주는 빗물

오늘은 그렇게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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