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오렌지 리퍼블릭>

글쓰는서령 2010. 12. 5. 13:31

 

 

 

 

 

 

책제목 : 오렌지 리퍼블릭

지은이 : 노희준

출판사 : 자음과모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와 집단이 공존한다.

각 나라의 문화를 시작으로 사회 문화, 지역 문화, 길거리 문화, 전통문화를 비롯하여

문화라는 틀을 세부적으로 나누어보면 공통분모를 가지고 모이는 집단이 다시 등장한다.

사회 내에는 다양한 집단이 존재하고 있으며, 집단의 규모 또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또한, 각 집단의 관계도 공존 공생, 또는 갈등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중에서 집단의 규모가 실로 광범위하고 얽히고설켜 있는 청소년 집단도 무시할 수 없다.

청소년이라는 자체가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미성년자라는 명분으로

사회적 약자라 규정지어졌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이제는 그들의 문화와 집단은 섣불리 판단하기 모호한 지점에 도달했다는 느낌도 강하다.

 

 

 

 

<오렌지 리퍼블릭>청소년 문화와 집단의 실체에 대한 순간 포착을 담아낸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성장 소설 및 그들의 비밀스러운 일탈기를 그려낸 무한 질주와 같은 장편 소설책이다.

책의 배경은 1990년대 강남 일대에서 일어난 '오렌지족'이라는 청소년 패거리 집단의 구성원 모집을

시작으로 노준우라는 고등학생의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노준우, 그는 딱히 내세울 것 없이 자신의 명석한 머리를 이용해 소위 잘 나가는 외교관, 국회의원,

돈 많은 재벌가 집안의 아이들과 손을 잡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의 '빽'을 이용하여

청소년 자체의 본분을 망각한 온갖 방종을 일삼고 상상을 초월하는 미지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나는 여자들과 자지 않았다.

  그들과 잔 건 재미교포나 첼리스트, 국회의원이나 외교관의 아들이었다.

  의심 많은 여자애도 주민등록증의 주소지를 확인하고 나면

  나긋나긋해졌다. 나의 신분을 확신하게 된 그들에게 더 이상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관심사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오늘밤 '그'를 차지해 함께 놀러 온 친구들에게 자신의 우월함을

  증명하는 것만이 중요했다.

  그 사실을 안 뒤부터 나는 구멍과도 자지 않았다.」p.144

 

 

 

 

 

 

<오렌지 리퍼블릭>은 거친 입담과 행동으로 승부하는 청소년 집단의 암흑세계를 풍자한다.

뒤집어진 세상과 이치가 오히려 그들에게는 안성맞춤과 같은 의미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서

평범하고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던 나에게 조금은 충격적인 하나의 사건을 목격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던져주었다.

우주의 중심, 세상의 중심에 자신이 서 있음을 당당히 외치는 수많은 청소년의 충동적 성향과

자아도취감에 대한 문제점에 대하여 그 누구보다 심각성을 인지하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학교 선생님,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 이 땅의 모든 청소년이 한 번쯤은 이 책을 읽고

<오렌지 리퍼블릭>이라는 책이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에 감춰진 진실을 발견하여,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자녀나 친구를 향한 일방통행과 같은 삐딱한 시선을 바꿔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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