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성인식>

글쓰는서령 2010. 10. 31. 22:55

 

 

책제목 : 성인식

지은이 : 이상권

출판사 : 자음과모음

 

 

때로는 빛바랜 추억의 영상과 같은 느낌으로 아른거린다. 그리고 가끔은 떠올릴 수 없는

기억의 작은 조각처럼 흔들리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에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의미는 무엇이며, 나에게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책임감을 부여받기엔 한없이 어리고 연약한 10대의 마지막을 떠올려보지만,

나에게 성인이 되었다는 딱지를 과감히 떼어 줄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성년이 되었다는 것은 축복일까? 나는 항상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신체적인 성장만을 가지고 논하는 성년의 사전적 의미를 짚고 넘어가고 싶진 않았다.

내적인 성장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을 때야말로 진정한 성년이 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떠한 계기나 경험을 통해서 내적인 통찰이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미성숙한 자아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 외적인 요소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행해지는

사고의 통찰이 아닌, 인격의 주체가 되는 청소년 자신의 눈으로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는 순간이야말로

아름다운 성인식을 치러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성인식은 그렇다.

 

 

그리고 더욱 다양한 관점으로 성인식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책도 읽었다.

이상권 작가의 <성인식>이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5편의 단편 소설을 엮었으며, 내용의 주를 이루는 것은 10대 청소년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인식의 의미와 비슷했기에, 공감이 가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다.

 

5명의 청소년이 제각각 전혀 다른 환경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 속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고 느끼며, 배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세상은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들은 과연 세상이 제시하는 것을 올바로 습득하고 있는지,

5명의 아이는 저마다 특별한 사건 사고를 마주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기도 한다.

성년이 되기 위해 거쳐 가는 하나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마음으로 봐라. 눈보다는 손이 더 마음에 가까워.

  눈이란 그런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을 쉽게 볼 수는 있어도 마음하고는 멀다.

  그러니까 눈을 너무 믿지 마라.」p.61

 

성장 소설임과 동시에 성찰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의 울타리에서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성장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그려낸 책이다.

성인식이라는 의미가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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