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컬러 오브 워터
지은이 : 제임스 맥브라이드
출판사 : 올
종교적 대립과 갈등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만나게 된 <컬러 오브 워터>
책과 책의 연관성이 가져다주는 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질긴 연결고리를 다시금 느끼고 있다.
차별 없는 정치와 세상을 강요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불순물로 취급하고 걸러내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 중에서도 불필요한 요소가 가득한 자는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그런 퇴색함이 물씬 풍기는
이질적인 세상이 씁쓸하기만 하다.
동전의 양면성과 같은 논리로 중립적인 태도를 가지고 살아갈 자신이 그렇게 없을까?
사람들은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간주해버리는 성향이 너무나도 강하다.
그것은 고립된 삶으로 가는 지름길을 자처하는 자의 처세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와 다른 점을 지닌 사람을 비하하며 억압시키려 하는 말과 행동으로 말미암아
상처받는 사람의 삶을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자유와 평등이 공존하는 세상이 오고 있지만, 아직도 어디선가 차별받고 소외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거기에는 인종차별이라는 것도 있는데 그야말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것 중의 하나다.
<컬러 오브 워터>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제목이 암시하는 것을 보아서 이 책은 혼혈인 가족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담고 있으리라 짐작해보았다.
이 책은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들이 화자가 되어 서로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돌아보는
시점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자신의 유년기 시절과 함께 상처받고 고통으로 물든 어머니의 감추어진 삶을 들추어낸다.
「갈등은 우리 삶의 일부였고 우리의 얼굴과 손, 팔에 새겨져 있었으며
살아 숨쉬는 모순의 정수를 파악하려면 어머니를 보는 것으로 충분했다.
(중간 생략) 엄마는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덮어놓고 무자비하게 군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최상의 교육을 위해 우리를 백인 학교에 집어넣었다.」p.38
그들이 살았던 시대는 백인과 흑인의 결혼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하나의 범법으로 취급되었다.
목숨마저 내놓아야 할 만큼 행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흑백논리처럼 사랑하는 남녀를 갈라놓을 만큼 강력한 것도 없었다.
결혼식마저 공개적으로 치를 수 없었던 부모의 비극적 삶을 회고하면서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혼자서 열두 명의 자녀를 길러 낸 강인한 모성애로 승화시킨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저자의 혼신이 담긴 <컬러 오브 워터>
「내 영혼의 내부를 부글부글 끓게 만들어 가장 부적절한 순간에 터질 기세로
만들어놓은 흑백의 시너지로부터도 떨어져있는 시간이었다.
(중간 생략) 난 흑인들과 백인들의 세계가 편집실 안에서 충돌하여
살육의 흔적들을 내 발치에 던져놓는 모습을 지켜보았다.」p.287
유복했던 유년기 시절을 보내지 못했음에 안쓰러움과 그들이 겪었을 고통에 마음이 아파져 온다.
한편으로는 이 책을 통해서 앞으로 계속 늘어날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겪게 될
크고 작은 문제들의 불씨가 느껴졌다. 어머니의 삶을 이토록 경이롭고 감동적인 글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그는 정말 훌륭하고 멋진 아들이라고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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