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그 해 여름 갑자기
지은이 : 차우모완
출판사 : 엔블록
어깨너머의 소소한 일, 그저 타인의 사연과 아픔으로 맞닥뜨렸던 그런 일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찾아온다면, 아니다.
그렇게 나는 제외된 존재로 뒤로 남아 있으리라 여겨졌던 그런 일이
사실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이었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인간의 삶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시작된 연민과 슬픔, 고독과 외로움이 늘 도사리고 있다.
거기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의 사랑도 함께 맺어져 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것을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의 관점을 공유할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해 여름 갑자기> 이 책은 말기 유방암 환자의 삶을 그려낸 책이다.
너무나 극닥전인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말기(末期)란 정해진 기간이나 일의 끝이 되는 때와 시기를 말한다.
삶의 마지막을 살아가는 한 여자의 생을 표현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더욱 많은 것을 내포한다.
우리의 성(性)에 대하여 적나라하게 말한다.
여성과 남성이 가지는 성에 대한 인식과 성(性)인식의 출발점이 한 인간을
사랑할 자격이 주어지는 대상으로 구분 지어지는 하나의 잣대가 되어버린 현실도 보여준다.
모든 일은 그 해 여름 갑자기 일어났다.
「크리스마스를 겨우 이틀 앞둔 날 가슴을 모두 절제해야 한다는
'선고'를 받은 여자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그것도 한쪽이 아닌 양쪽 모두를.
왜 하필 그런 운명의 여자가 자신이란 말인가.」p.17
이 책은 말기 유방암 환자의 개인적 삶뿐만 아니라, 그녀가 제2의 삶을 위해 선택한
낯선 안식처에서 주변 인물과의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는 역경을 보여준다.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항암치료요법과 자연치료법 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하는 모습에서
현재 암환자의 말 못 할 고통을 느낄 수 있었으며, 우리 의료계의 숨은 현실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대목도 적지 않아서 이따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책의 중간마다 다양한 의학 서적을 간접적으로 소개해주기도 해서
그저 장편소설 한 편을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책을 통해 새로운 책을 알게 되었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 해 여름 갑자기>는 사랑, 연민, 시기, 질투, 죽음이 복합적으로 얽히고설킨 책이다.
이 책의 핵심은 말기 유방암 환자가 어떻게 자신의 병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느냐를 보여준다는 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책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를 추적하고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전개를 보면서 추리소설이라는 느낌도 강했다.
말기 유방암 환자의 삶에 극적인 요소를 더하여 그녀의 삶에 큰 연민과 애착이 가도록
굴곡진 영향을 많이 준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아픔을 딛고 성장한 만큼 강한 정신력으로 새로운 삶을 찾고,
그와 함께 사랑하는 남자를 만난 그녀의 삶을 통해 여성성에 대하여 다시금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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