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학교 폭력
어제 날짜로 십 대 청소년이 여중생에게 폭탄주를 먹여서 강제로 성폭행을 저지른 사건이 보도되었다. 도를 넘어서는 범죄에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청소년의 모습. 사태의 심각성보다 더욱 끔찍하고 충격적인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십 대 청소년이라는 점이었다. 필자는 이 사건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해보기로 했다. 누구의 잘못이 크고 작은 것인가에 대한 논쟁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왜 아이들이 이렇게 되었나.'에 대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먼저 자문하게 된 것이다. 지금 학교와 청소년은 어떤 상황에 처한 것일까. 야생에서 자라나 쉽게 길들여질 수 없는 사나운 맹수처럼,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의 영향부터 생각해보고자 <굿바이, 학교 폭력>을 읽어보기에 이르렀다.
이 책의 저자는 현직 경찰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동안 청소년을 중심으로 일어난 사건 현장에서 생생히 보고 느낀 것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엮어냈다. <굿바이, 학교 폭력>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청소년 유형, 가정과 부모의 역할이 지닌 중요성, 자녀가 학교 폭력을 당했을 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사항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학교 폭력에 대처하는 부모를 향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자세를 지켜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러나 현직 경찰관이라 할지라도 학교 폭력을 분석하여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한 의견이 참신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일례로 왕따당하는 아이의 유형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조심스러운 접근임에도 통상적인 기준으로 분석했다는 것이 아쉽다. 저자는 소심한 아이, 잘난척하는 아이, 고가의 제품을 자랑하는 아이, 자기중심적인 아이, 고자질하는 아이를 대표적으로 뽑았는데,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 의한 해석이 아닐까 싶다. 왜, 겉으로 보이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책은 학교 폭력으로 발생한 피해 사례를 소개하면서 '청소년'에 다시 초점을 돌린다. 저자는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실천적 방법을 제시하고 부모의 양육 태도를 점검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아이에게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징후가 보이면 신속히 대처할 수 있어야 함을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만약 내 아이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학교 폭력은 나날이 강도와 수위가 높아지면서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 비단 가정과 부모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의 이중성에 노출된 청소년, 각종 음란물과 폭력성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사회가 나날이 발전하면 무엇 하겠는가? 그 사회의 미래가 될 청소년은 서서히 퇴행하고 있는 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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