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기록/서령의 50+50

7. 진정한 일등은 가장 늦게 도착하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글쓰는서령 2012. 4. 16. 09:59

 

 

어떤 사람을 앞서게 하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사람이다. (멀 크로웰)

 

 

 

 

서령 : 가시적 관점에서 해석한 말이겠죠. 모든 사람이 자신보다 부족한 사람을 발판 삼아서 최고가 되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나와 당신에게 과연 성공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장기전이기 때문에 경쟁자가 있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본래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지도 모르나, 그래도 우리는 누군가와 경쟁을 하기에 쉽게 무너질 수 없고, 더욱 필사적으로 노력하게 됩니다. 오늘 내가 앞서 나아갔다면, 내일은 다른 사람이 나를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누구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단순명료하게 표현한 것이 곧 '어떤 사람을 앞서게 하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사람이다.'라는 말이니까요. 이 문장은 멀 크로웰이라는 사람의 생각이지, 이것이 정답은 아니랍니다.

 

일례로 피겨선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연아 선수의 실력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요인 중에서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를 생략할 수 없다고 봅니다. 확연하게 드러나는 비교 대상이 있었기 때문에, 김연아 선수는 그와 대조되는 완벽한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김연아 선수는 대회에 참여하면서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몰입했으며,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럼에도 엄중한 심사를 거쳐 점수와 순위가 매겨지는 대회에 참여한 이상, 누군가의 실력보다 뛰어나야 했다는 점, 그것은 곧 최고의 일인자를 가려내는 것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세상이 사람의 인생에 등수를 매긴다면,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누군가는 자리를 빼앗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떠한 자질과 실력을 공식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야,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한 판단으로 등급을 가려낼 수 있겠죠. 그러나 때로 일인자에게 맹목적인 찬사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금메달에 환호하고, 은메달에 아쉬워하고, 동메달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누군가는 동메달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은메달과 금메달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그저 하나의 기준에 의한 결과일 뿐, 메달의 등급 따라 삶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아니니깐요.

 

지금 내가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자만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인자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는 도리어 인생 전체를 두고 볼 때, 제일 끝에 서 있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이 앞을 향해 나아갈 때, 맨 뒤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맨 마지막에 있는 사람이 가장 성실하고 심지가 굵은지도 모를 일입니다. 인생은 이렇게 판단해야 합니다. 성공의 기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가장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노력한다는 것을. 그 사람이 자신의 앞에서 달리고 있는 사람을 하나둘씩 제치고 나아갈 때, 비로소 진정한 내공이 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