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아빠 양육>

글쓰는서령 2011. 11. 12. 14:22

 

 


아빠 양육

저자
강현식 지음
출판사
소울메이트 | 2011-09-25 출간
카테고리
가정/생활
책소개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아빠의 양육 참여 효과!심리학 전문 강사이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아빠가 자녀 양육에 많이 참여하는 것이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는 많은 아빠들을 낙담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아빠들이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시퇴근을 하거나 회식 자리에 빠지는 것,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마음껏 사용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자녀와 가족을 위해 주말과 평일 저녁 시간을 비워두는 것도 어렵다.」- 본문 중에서

 

아이들은 아빠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빠는 아이들의 곁으로 쉽사리 다가갈 수 없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것은 세상의 시선이 웃긴 것이다. 아빠와 엄마의 역할을 철저히 분리하여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나 역시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아빠와 함께했던 시간은 극히 적었다고 생각된다. 항상 아빠는 아침에 출근하셔서 저녁 늦게 오셨기 때문이다. 엄마와 보내는 시간 속에서 할 수 있었던 다양한 학습과 놀이, 그것은 일정한 한계가 있었음을… 어릴 적부터 '아빠는 회사에 일하러 가셔서 늦게 오신다.'라는 하나의 명제가 당연시되어 나를 세뇌시켰던 것이다. 어쩌다가 아빠와 집에 같이 있어도 어색하기만 했다. 아빠도, 나도 서로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를 지경에 놓인 것이다. 나는 <아빠 양육>을 읽으면서 지난 시절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아빠와의 추억이 짧았기 때문일까. 이 책은 아빠양육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증명해냈다. 아이들의 정서와 행동발달에 아빠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에 대하여 말이다.

 

 

 

 

「우리 사회를 단번에 뜯어 고칠 수는 없겠지만 각 가정에서는 시도해볼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이 부족하게 보여도 양육의 기회를 주고, 좋은 아빠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 아기를 혼자 낳은 것도 아닌데 왜 남편이 양육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돕지 않는가? 물론 부족하더라도 남편이 양육에 참여하는 아빠로 변신하고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 본문 중에서

 

남편은 육아를 배울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휴일에 모처럼 집에서 쉬는 남편에게 아이를 맡겨놓고 외출했던 아내. 그러나 집에 들어와 보니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어 있다. 남편은 남편대로 속이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고, 아이는 뭐가 불만인지 목청이 터지도록 울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이러니, 뭘 믿고 애를 맡기고 나가겠어? 아빠 맞아? 어쩌다 한번 같이 놀아주는 건데, 그것도 못해?"라고 말이다. 남편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가 언제 애를 제대로 보살펴 본 적이 있었나? 갑자기 나한테 애를 맡기면 어떡하라고!' 육아에 대한 기회를 박탈당한 아빠들의 한숨이 터져 나온다. <아빠 양육>에는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시간조차 가질 수 없었던 아빠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책은 양육에 있어서 아빠의 역할이 지닌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양육의 한계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아빠는 그저 용돈만 두둑이 챙겨주면 되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함께하는 시간의 양보다 관계의 질이라는 것!

 

 

 

 

「자녀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양이, 아버지나 어머니로부터의 영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내는가 하는 '질'의 문제인 셈이죠. 사회 활동을 하는 어머니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이 '질'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즉 어머니가 직장에 나감으로써 야기되는 자녀에 대한 시간적 소홀함은 아동 발달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녀들과 하루종일 함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의미는 가질 수 없습니다. 이러한 '질'의 문제는 아버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문 중에서

 

단 하나의 놀이를 하더라도 아이에게 유익함과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자. 그저 함께 있어준다는 사실만으로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결국 부모와 자녀의 관계개선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나는 아직 미혼이라서 양육에 관해서 제대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의무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것이 도리어 부정적인 영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진실되지 못한 부모 역할은 아이에게 상처가 될 것이다. 물질적인 보상으로 아이의 감정을 사로잡지 말 것이며, 조금 싱겁고 맛이 없더라도 함께 밥을 차려 먹으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끈끈하게 엮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빠 양육>은 그것이 꼭 엄마들의 몫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아빠들은 지금 뭐 하고 있는가? 일종의 사회적 책임감과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 가정의 행복마저 버릴 순 없지 않은가? 요즘은 바짓바람의 열풍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말인즉 초등학교 급식 당번이나 교통질서 당번에서 아빠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혹시 '남자가 무슨 그런 일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자녀와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 그런 딱딱한 사고방식이 존재하기에, 이 땅에 아빠가 설 자리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임을… 아이와 멀게만 느껴지는 아빠들이여! 이 책을 꼭 읽어보라. 아빠가 지닌 놀라운 능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