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애정 관계에서 부딪치게 되는 가장 어려운 문제들 가운데 하나는 의견의 차이와 불일치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어떤 문제에 대해 생각을 달리할 때 의논은 논쟁이 되고, 논쟁이 급기야는 싸움으로 번지는 때가 가끔 있다. 싸움이 시작되면 그들은 자연히 상대방을 비난하고 불평하고 나무라고 요구하고 원망하고 의심하며, 서로에게 거친 말을 내뱉음으로써 상처를 입히기 시작한다.」- 본문 중에서
왜 남녀관계는 항상 고통스러운 투쟁의 연속일까? 알다가도 모를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녀는 하루종일 몸과 마음이 답답했다. 괜히 울적해지고 자신의 모든 것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답답한 심정을 풀어보고자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가 싶더니, 불쑥 그녀의 말을 중단하고 엄중한 심판을 내리는 듯, 해결방안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그런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일목요연하게 분석해서 설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식으로 대처하면 그처럼 똑같은 감정을 안 느껴도 되는지에 대하여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들어주기를 바랐을 뿐인데, 남자친구의 지나친 감정개입이 순간적으로 화가 난다.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주면 되는데. 왜 부탁도 안했는데 자기가 해결하려고 하지? 이건 나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말이 듣기 싫어서 빨리 전화를 끊으려는 게 틀림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남자는 그저 여자친구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러나 여자가 생각했던 것은 그저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다.'와 같은 위로였던 것이니……
「남자들이 여자들에게서 가장 흔히 느끼는 불만 가운데 하나는, 여자들이 늘 그들을 변화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한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게 되면 그녀는 그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것이 자기가 할 일이라고 느끼고, 그때까지의 그의 생활을 개선시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본문 중에서
남자는 자신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에 대하여, 혼자 힘으로 이루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데, 여자가 지나친 걱정과 조언을 하면 감정이 상한다. 마치 자신을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령 남자가 같은 길을 두 세 번씩 지나가면서 목적지를 찾고 있다면, 여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봐. 벌써 몇 번째 돌아다니는거야?"라고 말이다. 남자는 조금 늦더라도 자신의 판단력으로 목적지를 찾아가고 싶을 뿐이다. 그 목적달성의 모습을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을 뿐인데, 여자는 퉁명스럽게 그러한 남자의 자세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그냥 나를 믿고 기다려주면 안 되는 건가?', '누가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볼 줄 몰라서 이러고 있나?'라고 생각하게 되니……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읽고 내가 떠올려 본 남자와 여자가 겪는 답답한 상황을 적어보았다. 이 두 가지 상황에서 답은 나왔다. 남녀가 서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말이다. 이 책은 완벽한 연애기술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여자들에게는 자기 감정을 상대와 함께 나누고 그의 이해와 배려를 피부로 느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남자들은 상대로부터 인정받고 신뢰받고, 찬미의 대상이 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남녀 사이의 가장 큰 문제는 여자가 언짢은 감정을 이야기하고, 그 결과 남자가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데서 비롯된다.」- 본문 중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비롯해서 연애기술에 관한 책을 읽고 실제 상황에서 활용했다고 생각해보자. 이론에 충실한 상대방을 두고 과연 백마 탄 왕자님이나 잠자는 숲 속의 공주님을 떠올릴 수 있을까? 인간의 심리가 참 우스운 게 너무 잘해도 오해를 받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 왔길래, 이리도 능수능란하게 대처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너무 깊이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헌데, 중요한 것은 바로 '밀고 당기기'라는 기술을 익히는 것! 나는 그게 남녀관계에서 빠질 수 없는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상대방을 제멋대로 가지고 논다는 식의 입장을 취하면 안된다.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되, 자신이 상대방에게 바라는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밀고 당기기가 성공한다면 비로소 남자가 여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여자가 남자의 심리를 이해했을 때 성립된 것이라 보면 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우리가 알면서도 망각해버린 진실이 담겨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애인과 다투는 사람이 있다면, 부부관계가 위태로운데 이유를 알 수 없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생각이 탁 트이는 문구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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