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의 세계/추사 김정희

수식득격 (搜式得格)

글쓰는서령 2010. 5. 11. 21:17

 

 

지본수묵, 27㎝ x 22.9㎝ ,<간송미술관 소장>

난맹첩(蘭盟帖)中

 

 

 

 

제시를 쓰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 내려가는데

거꾸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써내려 갔다.

 

 이는 난 잎의 방향과 일치시키고자 하는 의도이다.

또 글씨 중에서 유독 수(搜)를 유심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만큼 약간 크게 쓴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제시에서 가장 중요한 글 짜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한다.

가는 난 잎을 보완해주는 듯

굵고 힘있게 써져 있는 제시를 살펴보면 -

 

 

此爲搜式 寫蘭之最難得格者

차위수식 사난지최난득격자

 

 

여기서 수(搜)는 파리할 수로써 '여리다' 라는 의미이다.

난엽을 가늘고 여리게 그린다는 것이

이 그림의 핵심이란 걸 눈치 챌 수 있다.

 

 

전체를 해석하면

『이는 가늘게 치는 법식으로 했으니,

난 치는데 가장 제격을 얻기 어려운 것이다.』라는 뜻으로

마치 누군가에게 난 그리는 법을 가르치는 듯한 말투인데

이는 난맹첩을 만든 이유가

누군가에게 난 치는 법을 전해주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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