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효를 하루라도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문장이라는 것은 효도를 하고 난 뒤에 남은 여가에 하는 일이다. 범이 아무리 아름다운 가죽을 가지고 있더라도 을골이 없다면 어떻게 그 위엄을 널리 전할 수 있으며, 용이 아무리 찬란한 비늘을 가지고 있더라도 여의주가 없다면 어떻게 그 신묘함을 펼칠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사람이면서 효도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훌륭한 문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엇으로 그의 덕을 칭송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군자는 먼저 효를 행해야 한다.
정성으로 효를 다하면 온갖 행실이 저절로 갖추어지고, 온갖 행실이 갖춰짐을 드러내면 그대로 문장이 된다. 그래야 문장이 화평한 기운을 띠게 되어 즐겁고 맑고 고요하며, 그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선한 마음이 자라난다. 만약 재능과 문장을 앞세우고 행실을 뒤로 미룬다면, 비록 글 솜씨가 아무리 맑고 아름답고 논리 정연하더라도 이는 올바른 것이 아니기에 읽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
-<책에 미친 바보> p.92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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