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기록/생각하는 방

상담 교육을 받으면서

글쓰는서령 2011. 2. 16. 22:01

 

 

상담 교육을 받으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내가 스스로 깨달은 지식의 세계가 전부만은 아니었음을,

모두가 아는 사실일지라도 그 누구의 눈과 귀와 마음으로서 이야기한다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을.

사실, 상담사가 되기 위해서 다짐했던 교육을 향한 나의 열의는 이렇게 막을 내리는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니,

결국 나 자신을 위해서, 나 자신이 불특정 다수에게 상담을 받기 위해서 스스로 문을 두드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상담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그것은 상처 없이 시작되는 것도 아니며, 기쁨과 사랑 없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그 모든 것의 시발점은 나와 상대를 연결해주는 경청이라는 소통으로서 시작되는 것임을 안다.

글쎄, 상담사로서의 자질을 내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상담이 지니는 본래 목적은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며, 그것은 즉 우리 모두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하나의 약속이라고,

내가 당신을 모르고, 당신이 나를 모르는 것에서 시작되는 첫 만남이 결국은 우리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 진정한 상담으로서의 역할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청소년을 만나기 위해서 상담 교육을 받았다. 사실 부끄러웠다. 나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지 않고

수업에 임할 수 없었을뿐더러, 부끄럽다는 표현은 나 자신이 초라하고 어리석은 청소년이었음을 자백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라는 사람이 청소년이라는 가능성의 열매를 쉽사리 다룰 수 있을 것이라 장담이라도 했던가, 라는 자만심이 부끄러웠다.

 

 

자질을 논하기 전에, 나 자신의 사람 됨됨이를 두루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자질과 됨됨이의 차이점에 대하여 말하라고 한다면, 사실 명확한 선을 긋기가 나 자신에게는 애매하다.

이제 수료식을 남겨둔 이 시점에서, 지난 시간을 돌이켜본다.

 

처음, 청소년 상담사라는 자격증이 필요했던 이유에 대해서,

그래서 그것을 취득하면 어떻게 활용하려고 생각했었는지에 대해서.

그리하여 상담교육에 임하는 동안에 나는 얼마나 열심히 했었는지에 대해서.

끝으로, 수료식과 검정 시험을 앞두고 어떤 기분이 드는지에 대하여 말이다.

 

배우고자 했던 것을 아주 조금이라도 제대로 이해했는지.

나 자신이 생각했던 부분과 일치하는 것은 무엇이며, 또 어긋나는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배우고 나니, 그것도 아니라면 상담 교육을 체험하고 나니, 나 자신에게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하여 말이다.

 

앞서 말했지만, 상담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해야 될 것 같다.

물론, 청소년이라는 대상을 중점적으로 논하면서 다양한 심리 공부를 했지만,

그것은 한 아이의 내외적 성장을 위한 것임과 동시에, 결국은 인간이 사는 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음을 느꼈다.

 

 

여튼간에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참 행복하고 즐거웠다.

오늘 마지막 수업을 받고 이렇게 집에 돌아와 글을 남겨본다.

지금 시각은 오후 10시 16분을 지나고 있는데, 피곤하기도 하지만, 나 자신이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다.

모르겠다. 나는 내 느낌을 글로서 표현하고 남기는 순간이 정말 좋다.

 

지금 이 글은 마지막 상담 수업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던 나의 심정이 표현되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한층 성숙해졌다고 볼 수도 있겠고, 교육을 통해서 생각이 더욱 짙어져 선명해진 기분도 느껴진다.

 

모든 것은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니까.

나는 나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일과 공부, 그 모든 것에 참으로 아름다운 의미를 부여하고 싶으니까.

그것은 내가 선택했기에 아름다운 것이고 가치로운 것이니까.

그래서 상담 교육은 내 인생에 있어서 단 몇 조각에 불과한 작은 사탕과 같은 맛일지라도,

그 달콤함에 흠뻑 취해서 내가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가능성의 힘을 쟁취했다면,

공부의 처음과 끝보다는 과정 속에서 발견하는 그 느낌으로도 난 충분히 만족하면서 수료식에 임하려고 한다.

 

열심히 했다! 그래서 이렇게 자부심을 느끼고 내 뜻을 남겨본다. 이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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