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자정의 결혼식>

글쓰는서령 2010. 11. 26. 22:00

 

 

책제목 : 자정의 결혼식

지은이 : 한지수

출판사 : 열림원

 

 

 

눈으로 인식하는 세상, 귀를 통해서 감지하는 세상, 입을 통해서 소통하는 세상이 있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그리고 내가 아닌 누군가와 소통하는 공간 속에는

저마다 이야기꾼이 되어서 그네들이 살아온 삶과 우리의 삶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간다.

나는 누군가 자유롭게 건내 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참 좋다.

 

그 이야기는 바로 책 속에 담겨 있다.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그것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생각의 틀을 제한하지 않고

자유로이 해방시켜준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세상 속의 모든 것을 향한 자신의 관점을 단 하나뿐인

특별한 언어로 승화시키고 싶은 욕구가 클 것이다.

독자는 그를 통해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보다 깊은 바닷속으로 빠져드는

황홀경을 느끼기도 할 것이며, 익숙했던 대상과 존재를 완전히 뒤집어서 새롭게 접근할 기회를

제공받는 셈이 되기도 한다.

 

<자정의 결혼식>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이 책은 총 7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된 책이다.

저자는 2006년 문화사상 신인문학상 단편소설 부문에서 《천사와 미모사》가 당선되면서

서서히 문단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간의 상징이라 볼 수 있는 '몸'이라는 것에 추상적인 은유법과 언어를 매치시켜서 접근하고 있는 내용이 많다.

 

「산소마스크가 당신에게로 다가온다. 나는 이제 준비를 해야겠다.

  한 번도 생명을 품을 수는 없었지만, 여전히 자궁으로서 이 세상 중심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지고 돌아갈 것이다. 정신이상자가 잃어버린 것은

  그 자신에 대한 유용성일 뿐, 인간의 존엄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듯이 말이다.

  마스크가 당신의 얼굴을 덮는다.」p.160

 

미란다 원칙, 천사와 미모사, 배꼽의 기원, 이불 개는 남자, 자정의 결혼식,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 페르마타 모두 <자정의 결혼식>에 나오는 소설의 제목이다.

<자정의 결혼식>은 정답이 없는 책, 결론이 없는 책이다.

말하고 싶은 존재를 특별한 느낌으로 함축시켜놓은 제목들을 통해서

우리가 지닌 감성으로 해석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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