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기록/생각하는 방

일기장을 열다

글쓰는서령 2010. 7. 15. 08:44

 

 

 

 

 

 

3개월마다 일기장을 새로 장만한다.

(1.2.3) (4.5.6) (7.8.9) (10.11.12)

1년에 총 4권의 역사책이 탄생하는 셈이다.

나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록하는 것이다.

 

제일 처음 일기를 적기 시작한 나이가 일곱 살.

그 당시 '충효 일기장' 에 꼬박꼬박 일기를 썼던 기억이 생생하다.

깨끗하고 순수함으로 넘쳐흐르던 어린 시절의 추억속으로

퐁당 빠져서 그 시절의 나의 친구들과 나의 작은 책상, 나의 인형과

안부인사를 건내며 돌아오는 시간들은 참으로 달콤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을 준비하는 날.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귀밑으로 단정하게 내린 단발머리로

변신을 하던 그때의 내 마음도 적혀있고,

사춘기 소녀의 수줍은 마음과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 많이 웃고 또 많이 울기도 했으며

그렇게 성장하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일기장이 있었기에 그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린 나의 손때가 묻은 일기장에는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던 수많은 꿈이 담겨 있었다.

아름다운 세상에 첫째 동생이 태어난 순간과 둘째 동생의 이야기까지….

우리 가족의 역사를 내가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그 습관은 어딜 가지 않았고

지금까지 부지런히 일기를 적어가고 있다.

일기장의 나이는 23살이다.

나와 함께 나이를 먹고 있으며

나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담고 싶은 일기장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 행복하고 아름다울 수 있도록….

 

오늘도 이렇게 기록을 남겨본다.

 

'서령의 기록 > 생각하는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자문 외우기  (0) 2010.07.17
오늘 하루는  (0) 2010.07.16
어린시절의 꿈  (0) 2010.07.15
누구의 이야기   (0) 2010.07.14
삶의 거름망  (0) 2010.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