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온도
민들레 씨앗처럼 훨훨 날아가고픈 사람들의 이야기
익숙함은 인간의 마음을 따뜻하게, 낯섦은 다시 마음을 딱딱하고 차갑게 만든다. 인간은 평화를 추구하면서도, 이따금 자기 안에 갇혀 사는 것을 선택하기에 바쁘다. 더불어 사는 삶보다 나를 위한 삶이 더욱 간절하기 때문일까. 새로운 대상을 만난다는 것은, 우리에게 묘한 끌림과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누군가를 만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나 자신이 만들어 낸 환상에 타인을 끼워 맞추고자, 열심히 탐색하고 또 들여다보기에 바쁘다. 그러나 가끔 회의감이 밀려온다. '내가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람도, 사는 것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 그 모든 것에 대해서.
우리의 삶은 뜨겁게 타오르고, 다시 차갑게 식어가기 마련인데,
"그래도 싹이 트는 것은 봐야지. 싹은 올라올 거야." 작가는 그렇게 중얼거린다. 누구나 자신의 싹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그 싹이 트는 것을 바라보기 위해서, 이토록 열심히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외로움의 온도》는 무겁고 어두운 빛깔의 청춘을 말한다. 사랑에 속고, 제 삶에 지쳐버린 청춘의 모습…… 청춘의 싹, 작가는 이 시대의 청춘, 그 중에서도 자신의 지난 시절을 회상하면서 '청춘의 온도'에 대하여 감성적 문체로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이제는 안다. 내 날개가 꺾여도 날아야만 한다는 것을. 날지 못해 평생 바닥을 기어가거나 바다 밑을 더듬으며 살아가게 되더라도 일단은 벼랑 끝에 서야 한다는 것을." p.190
청춘의 미묘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의 작가는 MBC <소울메이트>와 <안녕, 프란체스카>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그에 앞서 《고마워요, 소울메이트》라는 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작가 특유의 감성적 문체가 《외로움의 온도》의 매력인데, 비 오는 날의 풍경을 연상케 하는 글이 우리의 마음을 곱게 물들이는 듯하다. 책을 읽다 보니, 아물지 않은 상처를 지닌 작가의 추억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걸어온 길이 어떠했는지, 앞으로 어디를 향해 걸어갈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나는 생각해본다. 누구나 그렇게 사는 법이라고, 그 누가 나에게 말했던가. 어제의 나, 그리고 오늘의 나, 우리는 모두 같은 길을 걸어가는 처지인데…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의 청춘이 저물어가고 있음에 슬퍼하지 말자고, 그렇게 다짐해본다. 나는 뜨겁고, 다시 차가워지는 유쾌한 청춘의 삶을 만드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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