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할 때 우리는
우리 삶에, 우리 추억에, 우리 주변의 작은 것들에
열정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다.
(버지니아 울프)
서령 : 면벽참선, 불교에서 행하는 참선의 하나로써, 벽을 향하고 앉아 참선 수행을 하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것, 선법을 구하고 닦는 것.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조용한 공간에서 몸과 마음을 차분히 내려놓고 명상을 하는 것도 참선이 아닐까 싶다. 나는 마음이 번잡하다 느껴지면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있는다. 눈을 감는다고 복잡한 머릿속이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호흡을 가라앉혀야 한다. 들숨과 날숨의 일정한 속도가 유지되면 그제야 생각이 시작되는 것이다. 고통이 떠올라 얼굴의 일그러짐이 느껴지고, 다시 안도감에 얼굴이 부드럽게 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홀로 되었음에 슬퍼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그 홀로 되었음을 감사히 여겨야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만남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닌 것으로부터 홀가분하게 떠나왔을 때, 진정한 나 자신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나는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왔으며, 나는 누구이며, 지금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만나 온 사람, 내가 꿈꾸었던 것들, 내가 이렇게 살아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는지…, 생각이 끊어지지 못하여 계속 이어지는 것은 결코 부질없는 시간 낭비가 아니다.
그것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며, 나와 당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인간은 인간과 어우러질 때, 비로소 자신이 인간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때로는 그 어울림에서 과감히 빠져나올 줄 알아야 하는 법. 왜, 자칫 나라는 존재를 잃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와 당신이 혼자가 되었을 때, 비로소 떠오르는 것이야말로 진정 우리가 찾아 헤매던 삶의 가치인지도 모른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알려줄 것이다. 홀로 남겨진 것은 결코 고독과 소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만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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