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 우리의 날개가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글쓰는서령 2012. 3. 15. 14:24

 


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저자
웬디 러스트베이더 지음
출판사
국일미디어 | 2012-02-27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살아가는 것을, 늙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나이듦...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그대의 위치가 높고 낮음에 따라 인생의 착륙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돌처럼 무거운 사람이 있고, 종이처럼 가벼운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 두 사람이 똑같은 위치에서 뛰어내렸다고 착륙하는 시간마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돌을 잘게 부수어서 가루를 만들어 바람에 날려보낼 수도 있는 법, 종이를 물에 적셔서 뭉치면 제법 무게가 나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해진 틀에 맞추어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사람은 언제라도 변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몸을 길쭉하게 뻗어서 다이빙하는 것과 잔뜩 웅크려서 회전력을 이용하는 것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니. 우리는 착각 속에서 행복과 불행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사실은 그게 정답이다. 나는 늘 버릇처럼 중얼거린다. "괜찮아. 다 괜찮아. 뭐 어때.", 이미 엎질러진 상황 앞에서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되도록 빨리 인정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 나름대로 최면을 거는 것. 나는 늘상 그렇게 주어진 하루에 충실했던 것 같다.

 

새 바람이 불어온들, 낡은 바람의 의미마저 날려보낼 수는 없다.

신체의 변화에 민감할수록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보다 어린 사람을 보면 그 싱그러움에 질투심을 느끼는 것처럼… 도리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보면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 이러한 모순된 방식이 나를 별 볼 일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너는 아직 날쌘 바람과 같아. 걱정하지 마."라고 말한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가 계절에 순응하고 수확을 기다리듯, 책은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는 것에 대하여 말한다. 30년간 다양한 사람을 관찰하면서 그들의 삶에 베인 풍요로움을 기록한 어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쓴 인생 보고서 <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열심히 살아온 삶을 회상하는 시기에 도달하면 인간은 제일 먼저 무엇을 떠올리는가. 그 삶에 점수를 매긴다면 과연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우직한 소처럼 살아온 삶이었던가.

 

"젊은 시절 사람들은 자기에게 있는 의혹과 불안을 들킬까 봐 두려워 한다. 굳건한 자부심은 점차 소진된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수치심은 점점 사라지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된다.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자신을 도와줄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면 수치심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된다. 자신이 지닌 약함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가 '진흙처럼 평범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진정한 행복에 더 가까워진다. 남을 판단하고 비판하고 결점을 찾아내려는 성향도 많이 줄어든다."(p.33)

 

 

언제라도 나뭇가지에 내리 앉아 쉬었다가는 새 한 마리처럼 살자.

때가 되면 제 쉴 곳에 정착하고 다시금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떠날 줄 아는 철새의 모습, 나는 철새의 이동을 떠올려본다. 이 삶에 있어 현명한 처세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열정적으로 타오르던 젊음을 보내고 노년에 이르렀을 때, 그 공허함과 결실의 사이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인생의 후반전에 도착하면 그 무엇을 위해서 살아갈 것인가. 그날이 오면 모든 걸 다 이루었을까. 언젠가 때가 되면 내가 머물 곳과 가야 할 곳이 점차 선명해지리라 믿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삶이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나는 그 방향과 목표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다들 그렇게 사는 것이라 말할지라도, 내가 그것을 어디까지 수용하고 나에게 베풀 것인지에 대해서도… 나도 한 마리의 철새가 되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