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아동도서 리뷰

<내 일기 훔쳐보지마> : 일기 쓰기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글이 이야기!

글쓰는서령 2011. 10. 31. 21:49

 


내 일기 훔쳐보지마

저자
야다마 시로 지음
출판사
노란우산 | 2010-04-30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엄마가 내 일기를 훔쳐본다면, 나도 방법이 있어!「동글이의 엽기...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고 창피해서 어쩔 줄 몰랐다. "엄마, 뭐하는 거야!" 나는 얼른 엄마에게서 내 일기장을 뺏었다. "어머, 깜짝이야. 너, 언제 왔어?" "아까 왔지. 왜 남의 일기를 함부로 읽어?" 나는 화가 나서 엄마한테 따졌다. 그러나 엄마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장 보러 가야겠네." 라고 얼버무리면서 부엌으로 가 버렸다.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 없이 말이다.」- 본문 중에서

 

일기는 보여주기 위해서 쓰는 게 아니야. 하루를 돌아보고 반성하기 위해서야.

그런데 엄마는 내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았다. 선생님은 일기를 솔직하게 적어야 한다고 했는데 말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있었던 일과 내가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놓았는데, 그 내용을 엄마가 몰래 보고 있었다니…… 동글이는 자신도 이제 3학년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언제까지 철없는 유치원 애들이나 1, 2학년이 아니라고 말이다. <내 일기 훔쳐보지마>는 초등학교 3학년인 동글이의 엉뚱한 상상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동글이는 자신이 겪었던 일에 대하여 엄마가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게 된다. 엄마한테 말한 적이 없는 일도 불쑥 꺼내서 동글이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이다. 결국,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인가! 동글이는 엄마가 자신의 일기장을 몰래 읽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다짐한다. 엄마가 보면 무지 놀랄 만한 일을 일기에 쓰는 거다!

 

 

 

 

「그날 밤, 나는 잠자리에 누워서 엄마가 이 일기를 읽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생각해 보았다. 깜짝 놀라 화장실 문을 다시 열어 볼지도 모른다. 히히히. 상상만 해도 즐거웠다. 나는 엄마를 골려 주려는 생각에 낄낄거리다 어느새 꿈나라로 빠져들었다.」- 본문 중에서

 

동글이는 화장실에서 뱀이 튀어나왔다, 엄마와 아빠가 연필 튀김을 만들어서 먹었다, 하늘에서 돼지가 비처럼 내렸다, 엄마 목이 길게 늘어났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엉뚱한 내용을 일기장에 적어놓는다. 일명 '내일 일기'라고 정한 뒤, 동글이는 자신의 무한한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일기장을 통해서 엄마를 놀래켜 주려는 동글이의 속마음이 담긴 진짜 일기와 상상일기가 번갈아가면서 전개되고 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어린아이의 유치하면서도 순수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아빠와 엄마가 동글이의 속셈을 모를 리 없다. 동글이의 상상일기가 실현되게끔 똑같이 재현하는데…… <내 일기 훔쳐보지마>는 일기 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동에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요즘은 전형적인 일기 쓰기에서 탈피한 미래일기, 상상일기를 통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사례가 많다. 일기 쓰기를 미루는 자녀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 괜찮을 것 같다. 동글이가 적었던 '내일 일기'를 응용해서 하루에 한 가지씩 실천하는 '약속 일기'를 적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꼬마 친구들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준 동글이의 <내 일기 훔쳐보지마>, 역시 기대했던 이상으로 재미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