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치고 싶은 인생
매일 눈을 뜨는 시간이 일정한 우리의 삶. 가야 할 곳은 이미 정해졌으며, 그 길가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풍경마저 어제와 다름없이 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출근차량이 빼곡히 들어선 교차로에 걸린 신호등의 지시에 따라 일시적인 정지 상태를 유지하는 우리의 모습. 먼저 보내줄 사람도 있으며, 조금 양보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다. 신호를 무시하고 먼저 가겠다는 사람이 등장한다면 질서가 무너지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것이다. 사람이 먼저 가야 할 시점을 아는 것도 미덕이요, 조금 기다릴 줄 아는 것도 미덕이라는 것을 일찍이 깨닫는다면 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무한 반복되는 삶이 지겨워질 때쯤이면 기나긴 한숨과 함께 대답없는 하늘을 우러러보기 일쑤다. 이미 예측 가능한 상황만이 우리의 삶에 존재하는 것만 같아서, 그래서 사는 것이 참 재미없다고 느껴질 무렵이면 말이다. 일탈을 꿈꾸는 사람이 미련스럽게도 자신을 과감히 버리지 못하는 것과 같은 심정… 삶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으나, 묵묵무답으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에게 인생이 재미있느냐고 묻는다면, 두말 할 것 없이 재미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재미없는 인생이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재미가 없는데 왜 도전을 하겠느냐고 다시 묻는다면… 현실에 만족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 삶을 꿈꾸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사람의 불행은 현재에 안주함으로써 시작된다고 말이다. 그렇다고 현재에 정체된 사람이 불행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은 삶의 장단에 맞추어가되, 자신만의 재미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겠노라 다짐한다. 소피오스 선생님은 이런 말을 넌지시 던진다. "너희들이 지금 '이방인' 취급을 한 이 꽃이 언젠가 이 나라를 대표하는 꽃이 될지 누가 알아? 사실 그런 일은 얼마든지 있다고."
<박수 치고 싶은 인생>에는 소피오스 선생님이 들려주는 철학 우화가 수록되어 있다.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것에 대한 해학과 풍자가 깃든 우화를 통해서 지금의 삶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그 언젠가 삶 자체가 도박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쥐고 있는 패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도박은 결코 비난받을 비도덕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나는 내 삶을 향해 목숨걸고 도전하고자 다짐했다. 이 책은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적어도 한 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다. 내용이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얼음처럼 딱딱해진 당신의 감수성을 녹여줄 것이다.
「"봐라, 사람들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제각기 카드를 몇 장 받는다. 그게 운명이란 거지. 하지만 그 카드로 게임을 하는건 자기 자신이야. 초라한 패로 멋지게 이기는 사람이 있나하면 으뜸 패를 전부 쥐고도 맥없이 지는 사람도 있지. 그래서 삶은 살아볼 가치가 있는 거다. 불리한 패를 쥐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지." 그 제자는 소피오스 선생의 이야기에 숨은 뜻을 틀림없이 알아들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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