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필요 없어
책제목 : 아빠는 필요 없어
지은이 : 김양원
출판사 : 거름
<아빠는 필요 없어>의 저자 김양원은 대한민국의 30대 여성이자, 여섯 살짜리
아들을 둔 5년 차 싱글 맘이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 김양원의 일상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싱글 맘의 속사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아름다운 제2의 인생을 꿈꾸며 결혼을 하지만
모든 게 처음 시작했던 마음처럼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행복한 결혼 생활도 잠시 각자의 길을 찾아
또 다른 삶의 여정을 시작했다.
그것은 이혼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제3의 인생을 시작하는 의미로 다가왔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혼에 대한 편견이 심하게 자리 잡고 있다.
유쾌한 독신주의를 지향하는 독신남, 독신녀라는 말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사생활의 일부인 '이혼'에 대한 선입견은 그 자체를 이해하고
넘어가면 될 것을 마치, 자기 일 인 냥 꼬치꼬치 개인사를 파고들어가며
추측하고 떠들어 댄다.
저자는 그 편견의 따가운 눈총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던 걸로 보인다.
스스로 괜찮다고 자부하면서 아빠는 필요 없고, 남편은 필요 없다는 것을
외치지만 아빠의 역할과 남편의 역할을 100% 자신이 채울 수는 없었다.
그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한창 자라는 여섯 살 아들에게는
더욱 각별한 존재로 다가왔다.
다음에 적은 글은 <아빠는 필요 없어>의 한 부분을 발췌하여 적어보았다.
저자의 아들 정인이가 친구와 나눈 대화 내용을 어린이집 교사가 적은 것이다.
「오늘 정인이가 호윤이와 나누는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어요.
"호윤아! 너네 아빠는 매일 집에 들어오셔?"
"응! 우리 아빤 매일 일찍 오셔~."
"좋겠다……. 우리 아빠는…… 맨날 집에 안 들어오셔……."
어머님 마음 아파 하실까 봐 망설이다가 그래도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 적어요.」p.151
30대 후반의 나이에 새 가정을 꾸릴 조심스러운 다짐으로 맞선을 보기도 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아 짧은 만남으로 정리를 하기도 했다.
더 늦기 전에 얼른 재혼을 하라는 주위사람들의 우려는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싱글 맘으로 사는 것이 위험하고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암시라는 생각도 들었다.
형광등 갈아 끼우는 것이 더 이상 남자의 몫이 아닌,
여자도 혼자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웃음을 지어 보이는 저자의 모습은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거라 보였다.
수도검침원의 실수로 수도요금이 많이 나와 담당자와 옥신각신 전화로
사투를 벌이는 모습에서 다시 한번 여자라서, 혼자인 여자라서 불이익과 무시를
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남동생이 남편인 냥 담당자와 통화를 하여 일사천리로 수도요금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 또한 이 세상엔 아직도 남성우월주의가 여성을 지배하에
두는구나 싶기도 했다.
아빠는 필요 없다고 했지만 정작 저자 김양원은 아빠가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아빠는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자문을 해본다.
이 책은 세상의 편견에 대한 싱글 맘의 거침없는 외침은 아니었나 싶다.
세상의 모든 싱글 맘이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누리며, 이혼녀라는 딱지를 과감히
떼어내고 자신의 삶과 자식을 위해 멋지게 살기를 바라며,
저자에게 힘찬 격려를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