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창문을 두드리는 해님의 소리를 들었어요.
낯선 이의 방문이 달갑지 않아서 잠자코 있었죠.
일정한 리듬을 타며 창문을 두드리는 해님의 작은 손바닥을 보았어요.
그 손에 손을 맞잡은 어린 친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성스럽게 익어가는 무화과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이름 모를 떠돌이 새 한 마리도 보였죠.
겹겹이 꼬아 만든 빨랫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거미 한 마리도 나를 보았죠.
해님이 방긋, 아주 방긋 웃는 순간 영롱한 오로라가 창문을 관통하여 내 곁에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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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말이 하고 싶어서 글을 적지 않았다.
오늘 아침, 보석처럼 반짝이는 불투명한 내 방의 창문을 바라보면서
아무렇게나 적어내려 간 글이다. 바람을 만끽하기 위해 돌돌 말아둔 커튼이 구겨져있더라.
아주 잠시 휴식을 선물한 벼루에 뽀얀 먼지가 내려앉았더라.
게으름의 산 증거물이다. 붓걸이에도 뽀얀 먼지가 제집 드나들듯 자리 잡고 있다.
읽어야 할 책이 태산처럼 책상 위에 쌓여 있다.
정녕 나를 위해서 존재하는 책인가.
내가 책을 위해서 존재하는가.
책과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날은 언제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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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랑을 느끼고 행복을 선물 받은 날이네.
그 사랑은 미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내 곁에 성큼 다가와서
나의 가슴을 두근두근 뛰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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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작은 별님과 눈이 마주쳤다. 알퐁스 도데의 별이다.
지금 그 순간만큼은 세상을 감싸주는 위대한 별님이 되리라.
그리고 나도 별님이 되고 싶어 다시 한번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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