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기록/생각하는 방

앎의 즐거움 그리고 책읽기

글쓰는서령 2010. 8. 1. 22:26

 

 

궁금한 것이 많아질수록 나의 방에는 책이 쌓여간다.

제목이라도 간직하고 싶어서 책을 모으고 또 모았다.

언제 읽을지도 모를 책이 그렇게 쌓여가는 모습을 통해서

하나의 목표가 생겼고 꿈이 생겼다.

 

취향대로 모이기 마련이다. 특히, 추리, 공포를 아우르는 스릴러 소설을 많이 모았다.

지금도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만나면 망설임 없이 집어든다.

 

책을 읽으면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또는 손에 잡히는 미세한 느낌까지

무엇하나 있는 그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에 생각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생성되기 시작했나 보다. 말도 안 되는 상상력도 풍부해졌다.

그리고 나에게 닥쳐오는 상황에 대한 인지능력과 판단력이 날렵해졌다.

 

예상치도 못한 난관에 부딪혀도 곧바로 상황판단이 되었고

어떻게 해결하면 현명하게 되겠노라는 실천적 판단도 빨리 이루어졌다.

다양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의 취향과 성격, 자라온 환경까지

내 나름대로 추측과 분석을 토대로 그에 맞춘 방식으로 사람을 대하게 되었다.

 

책을 통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는 능력도 키웠다.

쉽게 좌절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도 키웠다.

때로는 비난조차 감수하고 인정할 수 아는 자세도 배웠으며,

타인을 향해 경청하는 자세도 배웠으니, 이보다 좋은 스승이 또 있을까 싶다.

모두 책의 힘이다.

이제 책은 그저 이력서란에 있는 취미나 특기 부분을 채우는 요소가 아니다.

나의 생활의 하나가 바로 책읽기다.

장영희 교수님의 말씀처럼 기동력이 불편한 나에게 책은

세상 그 어떤 곳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책의 모든 것을 알았노라, 자만하지 않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을 다 읽었다면, 그제야 진짜 그 책을 읽을 자세를 취한 것이다.

진정한 책 읽기는 처음이 아닌 두 번째에 이루어지는 거라 생각된다.

지금은 책을 한 번씩 밖에 못 읽고 있지만, 짬짬이 시간을 내서

읽었던 책을 한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처음과는 다른 진정한 책의 묘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것이 진짜 앎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