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곡선이 이긴다> : 둥글다는 것에 대한 곡선적 자세

글쓰는서령 2014. 9. 9. 19:04

 


곡선이 이긴다

저자
유영만, 고두현 지음
출판사
리더스북 | 2011-03-28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내일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직선의 질주를 하는 우리들.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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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진다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

그리 오래전의 일은 아니었다. 나는 '둥글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점차 깊어진다는 것을 깨닫고서, 원심(圓心)이라는 주제에 대한 글을 써보았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이러한 이야기 즉, '모든 것은 돌고 돈다.'에 인간과 삶을 빗대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만물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과정이 원(圓)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마땅히 따라야만 하는 진리라는 것이, 눈앞에 펼쳐진 직선도로가 아닌 구불구불한 곡선도로처럼 사방에 퍼져있는 것은 아닐는지. 그래서 우리는 사방팔방 돌아다니면서 행복과 불행을 맛보기도 하며, 나아가 인생의 꼬질꼬질한 참맛에 흠뻑 취하기도 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오르막길을 걷다가도 다시금 내려와야만 하는 것이 현실인데, 우리는 언제까지는 오르막길에 머물려고 한다. 이를 더러 잘못된 것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본래 온몸을 자유자재로 구부렸다 펼 수 있는 존재이거늘, 항상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렇다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곡선적 사고'가 전부일까.

 

직선적 사고를 타파하라. 곧 곡선의 시대가 열릴 것이니

<곡선이 이긴다>는 낡은 관습처럼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는 '직선'을 향한 곡선의 반란이기도 하다. 책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듯 하다. "앞을 바라보는 그대, 언제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음을 명심하라." 우리가 그 무엇을 하든 '회전回轉'과 '회귀回歸'의 이치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존재하는 이곳이 새로운 출발선이 될 지라도, 끝에 다다르면 다시 원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곡선형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곡선형 삶은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삶을 중시하기 때문에,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탄력성과 복원력을 중시합니다.(…) 곡선형 삶에서 중시되는 능력 중의 핵심은,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바뀌어도 중심을 잃지 않고 멈춤과 쉼 속에서 삶의 본질을 붙잡는 여유로운 사색 능력입니다."(p.257) 이처럼 곡선적 사고 즉, 곡선형 삶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 보다 능동적으로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하나의 처세술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곡선은 시작이 곧 끝이고, 끝이 곧 새로운 출발입니다. 시작과 끝이 구분되지 않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세계가 곧 곡선의 세상입니다. 반면 직선은 출발점과 종착지가 정해져 있습니다. 시작과 끝만 존재하고 결과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세계입니다. 때문에 과정에서 즐기는 여유로움과 운치는 생략되고 오로지 결과에만 집착하게 되지요.」p.130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바로 '우회적 삶'이다

책을 읽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곧장 나아가지 않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걸어가는, 가끔은 멀리 돌아서 가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외길따라 인생의 마침표를 찍으려는 사람을 볼 때마다 '때로는 반대편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곡선이 이긴다>는 우리의 삶에 역동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곡선적 사고'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저자가 말한 '곡선형 삶'이 늘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된다고 느껴질 법도 하나, 반복의 과정을 통해 점차 숙성되어가는 묘미를 발견할 수 있음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둥글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나의 생각을 보다 선명하게 밝힐 수 있었음에 이 책의 도움이 컸다. 끝으로 저자는 '뺄셈의 법칙'을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버리고 그만두고 비우는 뺄셈의 법칙으로 살아간다면, 우리 삶이 지금보다 더욱 가볍게- 그러나 본질은 끝까지 남겨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