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하심> : 마음, 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며

글쓰는서령 2014. 1. 23. 23:42

 


하심

저자
촉니 린포체, 에릭 스완슨 지음
출판사
느낌이있는책 | 2013-12-2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고 사랑하라 생각은 마음이 아니고 사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마음이 존재하는 공간을 찾아 나서다

그 무엇에든 진정으로 몰입하다 보면 '나'를 벗어나는 경험을 하기 마련이다. 나는 주로 글을 읽고 쓰는 동안에 그러한 느낌과 만난다. 그리고 생각의 정리가 필요한 순간이면 '나'를 내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과정에는 몸과 마음 그리고 생각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기에 십상이나, 언제부턴가 나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애써 조화를 이루지 않고, 제각기 독특한 힘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나에게 놀라운 발견이었으며, 앞으로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통제력에서 벗어난 나의 모습을 만나

이 책이 다루는 주요 핵심은 바로 '마음챙김'이다. 마음을 지배하는 모든 조건과 집착 그리고 통제권을 내려놓고, 경이로움 그 자체인 마음의 본연으로 향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촉니 린포체'로서, 자신이 마음을 수행하면서 몸소 깨닫게 된 '참본성'에 대한 이치를 말한다. 16대 카르마파에서 촉니 린포체의 3대 환생자로 선택된 저자는 티베트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마음에 새겨지는 패턴의 원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우리의 마음에는 저마다 '내면의 패턴'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것은 내면에 형성된 '마음의 패턴'과 같은 것인데, 우리는 이 패턴에 아주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이중적 자세를 취한다는 것이다. 패턴은 생각과 감정 그리고 느낌으로 형성되는데, 이는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다시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해석하기로 이는 곧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이 마음에 하나의 회로를 만든 것과 같다. 하여 우리는 회로를 따라가면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과 감정을 찾아낼 것이다. 또는 이러한 과정이 결국, '마음'으로 둔갑하여 진실된 눈을 가려버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할 것이다. 말인즉, 우리는 마음에 그려진 패턴을 따라갈 뿐이나 그것이 자칫 '마음' 그 자체가 함정이 되는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챙김(mindfulness)은 티베트어로 '대상이나 조건, 상황을 자각한다'는 단어인 드렌파(drenpa)를 번역한 것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드렌파는 대상에 주의를 가져가는 의식의 한 측면입니다. 그러나 단지 자각하는 것이 마음챙김 명상의 전부는 아닙니다. (중간 생략) 우리는 또한 기민하게 깨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불편함과 곤란, 고통을 겪을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지?' 마음챙김의 이러한 측면을 티베트어로 셰진(shezhis)이라고 합니다. 셰진은 '앎에 대한 자각'으로, 대상을 인식할 때 인식하는 마음 자체에 주의를 기울여 관찰하는 의식의 측면이며 마음챙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p.148

 

생각은 마음이 아니고 사실은 진실이 아니니

나는 이렇게 생각해보았다. 나 자신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상황에 처해졌을 때, 먼저 무엇을 발견하고 방법을 생각하느냐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무엇에 근거하여 결정된 것인지에 대하여, 다시 이 결과는 무엇으로 책임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 결론적으로 나는 이 모든 것을 '나의 마음이 결정한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나는 그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이 모두 사실적 정보임이 분명함에도 그것을 '진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음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사실과 진실 사이에 놓여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는 '마음이 존재하는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당신은 지금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마음을 끌어안고 사는 느낌 혹은 마음이 밖으로 튀어나온 느낌으로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는 누군가 나의 마음을 지배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또는 오직 나의 마음은 '나의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생겨난 '느낌'일 뿐이다. 그래서 느낌이 마음을 움직인다고 생각하기에 일쑤다. 그러나 느낌은 그것을 해석한 '생각'으로 인한 것, 그것을 더러 '마음' 그 자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생각과 감정, 기분을 공기 중에 떠다니는 깃털이라고 보면 깃털을 바라보는 의식이 곧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어떤 깃털이 떠다니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우리는 깃털을 붙잡으려 쫓아 버리려 하지 않습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한 받아들임은 단 몇 초간 지속되더라도 우리로 하여금 참본성이라는 열린 공간을 맛보게 합니다. 그것은 곧 우리의 본성이자 존재의 핵심인 따뜻함을 받아들이는 행위입니다.」p.105